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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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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울타리 강낭콩은 울타리에 심는다? 모종을 한 울타리강낭콩이 싹이 트서 며칠 사이에 키가 이렇게 자랐다. 남의 집 울타리에 주렁주렁 열린 강낭콩을 보면 탐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알록달록한 빛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마다 울타리 강낭콩 심을 때면 심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고심고심을 하다가 어딘가 적당히 ..
귀촌일기- 비 오는 날의 하루 꽃도 너무 많이 피면 때론 무서운 생각이 든다. 오늘따라 밥풀꽃이 그렇고, 모과꽃이 그렇다. 느릿느릿 비가 내린다. 종일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내린다. 감자에게 오늘비가 좋다. 비가 온다고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돌아보면 나온다. 땅이 꼽꼽할 때 파면 쉽다. 미리 파 두면 나중에 좋..
귀촌일기- 남자의 공간 어제, 앗차 하는 순간, 바람에 날아가버린 양상추 씨앗 오늘 새삼 찾아 무엇하리오. 한뼘 자투리랄지라도 이미 일군 땅이라 비가 조금 수꿈할 때 근대 씨앗을 뿌렸다. 어차피 내리는 비. 비야 내리든 말든 해야할 일은 해야 마음이 든든한 걸 어째. 빡빡한 컨테이너 서재보다 숨쉬기 헐렁..
귀촌일기- 어떤 공간 ..
귀촌일기- 봄날(2) 땀이 나니 봄이 되긴 되었다. 일이 보약이다. 어제는 대추나무에 오늘은 매실나무에 웃옷을 벗어 걸었다. 봄은 옷을 벗어 던지게 한다. 미처 거름을 하지못하고 밭을 갈아버린 자리에 오늘 거름을 부었다. 며칠 후에 비가 온단다. 비가 내리고 나면 땅이 굳어진다. 그 전에 비닐멀칭을 해..
귀촌일기- 볍씨 파종, 눈도장도 귀촌 생활의 덕목 밤새껏 개구리들의 목청이 높아만 간다. 낮에는 트랙터의 쟁기질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생강 심고, 땅콩 심고, 한동안 밭일에 매였던 트랙터들이 지금부턴 논에서 논다. 모내기 철이 가까워 온다는 얘기다. 사흘째 비가 내린다. 처마에서 홈통으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예삿 봄비가 ..
귀촌일기- 낚시 의자와 야콘 농사 30년도 더 된 철제의자 하나. 한때 유명 낚시터를 전전했던 이 의자에 앉아서 쉰다. 졸기도 한다. 하우스 안이 쉼터이다. 이맘때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아 이보다 좋은 공간이 없다. 할 일이 없으면 일을 한다 의자에 앉아보면 일이 보인다. 쉬면서 하는 일이 많다. 귀촌의 하루. 야콘 모..
귀촌일기- 비닐 하우스의 빈의자 오늘도 퇴근하고 나면 빈의자다. 대낮엘랑 한숨 졸기도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