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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정과>와 물물교환 읍내 재래시장 전통과자 가게 단골집에 밭에서 딴 누렁호박을 몆 개 갖다 주었더니 만 원 짜리 가격표가 붙은 호박정과 두 상자를 주더라. 다 먹고 나면 더 주겠단다. 마을 이웃 간에 마실길 품앗이로 주거니 받거니는 흔히 있어도 농사 지어 저자에서 돈 사듯이 물물교환은 처음이다.
가랑잎 학교 사람마다 느끼는 감각은 다른 법. 가랑잎 하면 낙엽과는 또 다르다. 수직낙하로 채곡 채곡이 낙엽이라면 데굴데굴 구르는 동적인 이미지가 가랑잎이다. 내 고향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 지리산 중턱 오지에 가 있었다. 삼장국민학교 유평 분교를 그렇게 불렀다. 교대를 졸업한 친구가 가랑잎 분교에 교생실습을 나갔던 이야기에 귀 기울였던 기억이 새롭다. 가랑잎 분교... 바람에 날리는 가랑잎을 볼 때마다 생각난다. 우리는 왜 서정 넘치고 운치가 있는 이런 이름들을 너나 없이 아무렇게나 버릴까. 갈수록 메말라가는 세태의 반영이라고 하기엔 한 닢 가랑잎보다 우리네 정서가 너무 말랐다.
허심탄회
봉투에 든 <농민수당> 45만원 며칠 전, 마을 방송에서 '을 타러 신분증을 지참하고 마을회관으로 나오라' 는 이장님의 사전 고지가 있었다. 왠 농민수당? 1인 가구는 80만원, 2인 가구는 1인당 45만원이었다. 우리집은 두 사람이 농업경영체에 농민으로 등록되어 있기에 각각 45만원이 들어있는 봉투 두 개에 90만원 을 집사람이 나가서 타 왔다. 태안지역의 영세 가게만 통용되는 '태안사랑 상품권' 표현만 없다면 빳빳한 5만원, 만원 짜리 돈이다. 갑자기 주머니가 든든한 느낌. 다다익선인가? 이런 제도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봉투 뒷면에 코로나 19 격려금이라는 표현이 있다.
천리포 수목원 카렌다...단풍나무 특집 보내온 내년 달력은 넘기는 달마다 온통 단풍나무 그림이다. 올해는 호랑가시나무가 특집이었는데 새해 2023년은 단풍나무. 봄엔 봄단풍, 여름에는 여름단풍. 푸른 초록 단풍도 있다. 단풍나무 종류가 많기도 하다. 우리 마당에는 대봉 감나무를 배경으로 작달막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유일.
결초보은 삼단 같은 풀. 당겨보면 질기는 또. 들길을 걷다가 이 풀을 볼 때마다 結草報恩이 생각난다... 돌아다보면 은혜는 커녕 감사의 한 마디 드리지도 못한 채 떠나가신 분들이 한 두 분인가.
小雪에 비가 내린다 마당에 개나리. 겨울 문턱에 개나리가 핀 것도 엉뚱하지만 명색이 절기가 소설인데 비는 어인 일인고? 빗방울이 들면 걷기운동으로 멀리 갈 수가 없다. 앞산 솔숲이 제격이다.
옆집 김장김치... "맛이나 보슈!" "글쉬... 섬섬허게 담았는디... 맛이나 보슈." 이웃 배씨네 집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 김장을 끝내고 김장김치 두 쪽을 가져왔다. 섬섬하다는 말은 짜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