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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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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세모의 거리에는 아세틸렌 불빛 아래 달력팔이 노점상이 많았다. 그래머 여배우의 요염한 자태가 계절따라 12달을 채운 달력이 인기였다. 농촌 사랑방에는 그 지역 국회의원의 얼굴이 중앙에 떡 박힌 한장짜리 달력이면 감지덕지했다. 3,40년 전이다. 언제부터 달력 인심이 이렇게 헤퍼졌나. 이맘때면, 보내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이러지도 저러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달력들.
2006, 그날의 개성공단 방문기 오늘 서재 책상 서랍에서 나온 그날의 .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발행하는 '여권' 이다. 통일부 산하 교육기관 - 수유리 4.19 묘역 근처- 에서 하루 종일 안보 교육을 받고 미리 취득했었다. 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가스를 공급하는 운송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므로 '개성공단 LPG 공급 및 안전점검 업무'가 방문목적으로 기재되었다. 2006년 3월 29일. 파주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통해 아침 8시에 모여 당일 개성공단 출입자 단체로 줄지어 출경 했다. 마치 인천공항에서 출국, 입국 심사를 받듯이 '출발'과 '도착' 스탬프 도장을 받았다. 철조망 비무장 지대를 지나는 순간, 비로소 '딴 세상'으로 간다는 걸 탱크로리 조수석에 앉아 차창 너머로 실감했다. 푸르고 울창한 숲이 끝나고 갑자기 민둥산 연속..
'파스텔 물감'의 추억, 추억들 며칠 전 서울 딸아이집에 갔다가 손녀로부터 물려받은 문구들. 그 중에 파스텔 물감이 있다. 파스텔을 만져보긴 60 년만이다. 질감은 알지만 나에겐 까다로운 물감이다. 2006년이었다. 강인춘 화백이 우리집에 오실 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파스텔화 그림 선물이 거실에 있다. 말썽꾸러기 제제가 라임오렌지 나무에 걸터앉아 있는 장면이다. -----------------
카라얀
5.16... 그리고 만리포 사랑 오늘은 <5.16 혁명> 59주년, <4.15 총선> 한 달. 59년이 한 달 같고 한 달이 59년 같다. 59년 전 오늘, 이른 아침, 혁명공약 방송을 라디오로 들으며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마당에서 제랴늄꽃 화분에 삽목을 하고 있었다. 비가 온 뒤라 신발이 질척거려 밭에 들어갈 수가 없어 이 때다 ..
귀촌일기- 45년전에는 바다였다 마당에서 언덕바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앞뜰. 바다였다. 가로림만의 남쪽 끝자락. 하루에 두 번, 호수가 되고 개펄이던 바다. 어느날 제방을 막아 간사지가 되었다. 이를 두고 상전벽해라던가. (모바일로 블로그 올리기 첫 연습이었습니다. 시도해보니 되네요.)
귀촌일기- 단기4288년 9월 24일 나의 일기 단기 4288년은 서기1955년이다. 내가 국민학교 2학년으로 여덟살 때다. 일기장 표지에 'No 2'가 쓰여있는 걸로 보아 두 번째 일기장인듯 한데 첫 일기장은 남아있지않아 아쉽다. 64년 전, 1955년 9월 24일, '일가 친척들과 산소에 성묘를 갔다가 돌아올 때는 아저씨 자전차에 실려왔다'는 이야기. ..
귀촌일기- '미국서 온 사진 두 장'의 추억(2) 답장 사진 여섯 장 '기록은 기록일 뿐.'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수많은 사초들이 실록에 오르고 역사로 남는 건 드물다. 나는 기록했다. 1982년 2월. '점령군'으로 온 최선래 사장과, 김영태 부사장. 그 전후의 기억들이 생생하다. 며칠 전, 우연찮게 배병열 후배가 미국서 보내 온 여섯 장의 사진은 3십여 년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