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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서울에서 돌아오다 백설같이 서리가 내린 날 떠나 2박3일 입원에서 돌아왔다. 당분간 열흘 간격으로 한양갈 일이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반가운 한 분 만났다. 서산 톨게이트를 돌아나오면 지척, 뻔질나게 한양길 오르내릴 때 20년 단골 식당. 오늘따라 주인장이 있었다. 7, 8년만이다. 만남은 반가운 것.
이끼, 種의 기원은? 한 겨울에 이끼가 파랗다. 앞산 솔밭길을 걷다 보면 고목 소나무 등걸이 넘어진 자리에 시간이 지나자 이끼가 자리를 잡았다. 무심코 오가는 인총의 발길에 안쓰럽다. 이 지구상에 16.000종이나 되는 이끼가 있다는데, 4억 년 전부터 이끼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주 공간에 유일하게 살아남을 생물이 또한 이끼라나요.
병실 창밖은 비가 내린다
순두부 찌개...'명동 순두부' 50여 년 전, 명동성당 아래 뒷골목에 순두부찌개 집이 있었다. 오늘 새삼스레 생각난다.
지난 5년... 친구 모임도 참석할 겸 1박 2일 한양 나들이 했던 집사람이 늦은 시간에 돌아왔다. 보름 전, 대장 내시경까지 하는 등 종합 정기검진을 했는데 그 결과를 보러 나 대신 서울에 있는 병원을 다녀온 것이다. 3, 5분 주치 의사를 면담하러 둘이 움직이기 보다 그동안 집사람이 다녀왔다. '1 년 후, 내년 이맘 때 오라' 는 주치의 의사의 말씀... 이상이 없다며 약 처방도 없다. 집사람이 대신 받아온 졸업장(?)이다. 5년 전이다. 2017년 년말에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달 포 가량 입원을 했었다. 퇴원 후 3 개월 마다, 최근에는 6 개월 마다 지금까지 정기 검진을 받아왔다. 충청도 시골에서 서울 강남의 병원까지 왕복이 얼마나 번거로운 지... 집사람의 수고를 새삼 알겠다.
10월은 <잊혀진 계절>인가 남정네에게 시월은 잊혀진 계절인가, 잊혀져 가는 세월인가. 고향에 있는 어릴 적 친구와 서울에 있는 동창 친구, 두 친구로부터 각각 오늘 전화를 받았다. 하나 같이 두 친구 첫마디가 "10월의 마지막 날이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전화를 했노라"고 했다. 40년 전, 때 이 용의 노래. 가사와 멜로디가 뇌리에 남아있기에 다들 시월의 마지막 밤을 읊조린다. 만추의 가을은 가도 시월은 나이테가 되어 남았다. 낭만적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세월의 입덧? 대장내시경 후유증 며칠 전 정기검진, 대장 내시경에서 용종을 시술했는데 후유증에 고전 중이다. 병원에서는 일러주지 않았다. 집사람이 읍내 재래 시장에 나갔다가 주위의 경험담을 줏어 들으니 그런 현상이 있다고들 한다고 전한다. 마치 임산부의 입덧같은... ... ... 세월의 입덧인가, 잔 병도 생기고 후유증도 길어진다?! 오늘도 운신해서 두 번 앞산 솔밭길을 걸었다. 바람이 불어 찬 날은 솔밭 오솔길이 제격이다. 가을은 나날이 깊어 가고 앞마당 감나무에 대봉과 단감은 날로 익어가고...
단심(丹心) 한 달 전 쯤인가, 농파 리영성 님이 전화로 내 주소를 확인하시기에 뭔가 하면서도 예상했던 대로, 오늘 책 한 권을 보내 주셨다. . 시조집이다. 1979년 첫 시조집 을 발간한 이후, 2004년 시화집 , 2011년 시조집 을 출간하신 바가 있다. 농파는 경남 진주 태생으로 합천에서 오랜 교직 생활과 함께 시조와 더불어 60년을 살아오신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