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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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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에 떡두꺼비... 두꺼비다. 하우스 옆에 있는 대추나무 아래 앉아있다. 풍채는 당당하고 형색은 수려하다. 걸음걸이마저 의젓하다. 분명히 떡두꺼비다. 비가 내리는데 어디에 있다가 오늘 나타났을꼬. 비님이 오셨다. 그동안 가물었다. 비님이라 응대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단비 중에 단비다. 눈대중으로 20미리 정도 ..
부추,부추꽃 오늘 보니 부추 꽃이 피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씨가 떨어져 저절로 자랐다. 우리집 부추 밭은 따로 있다. 며칠 전 퇴비를 잔뜩 얹어주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줬더니 부지런히 자란다.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자라는 부추가 고맙다. 부추의 다른 말-정구지,월담초,파옥초,파벽초,기양초,온고지정,소풀
파라솔 펴다 장맛비가 멈칫한다. 아침나절 내내 짙었던 물안개가 걷히니 범람했던 간사지 수로도 정상을 되찾았다. 찔끔찔끔 캐다마다 한 감자도 감자지만 양파, 마늘을 오늘에야 거두었다. 양파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리고 육쪽마늘은 처마 밑에 매달았다. 대파 밭에 웃자란 잡초 제거는 그나마 땅이 말랑한 지..
봄비와 모종 지난 주부터 봄 비 예보가 있었다. 봄비 치곤 꽤 많은 양이라길래 어제 하루 종일 버릴 건 버리고 태울건 태우며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아래쪽 하우스에서 겨울을 지나며 싹이 나거나 썩은 감자를 가렸다. 농가의 정리, 청소란 오래 가지않지만 서쪽의 데크를 말끔히 치우고보니 시원해졌다. 이른 새..
태풍 그 뒤 모이면 콘파스 태풍 이야기다. 복구를 위한 견적은 집집마다 천차만별. 수백에서 수천 만원에 이른다. 자재와 인력이 없어 기다리는 세월이 더 답답하단다. 이슥한 저녁에 마을 마당에 모여 모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름을 달랜다. 찬바람 나니 모캣물을 피워놓고 나누던 여름밤 정담도 이젠 마무리..
폭설 동장군에 눈폭탄, 출근전쟁까지... 언어 동원마저 살벌하다. 폭설 중계가 하루 종일 숨가쁘다. 고생하시는 분들, 이 시를 보며 한숨 돌리시기 바랍니다. 폭설 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 ..
귀촌일기- (22) 서리 서리 (22회) “형철씨 있는감?” 버갯속 영감 목소리가 얼핏 들렸다. “있남? 있남?” 이내 현관문이 요란했다. 열어보니 버갯속 영감은 들숨날숨이었다. “어이구, 허리야.” “아이고예, 갑자기 무신 일입니꺼? 들어오시이소.” “어이구... 저 밑에서... 보니께잉... 차가... 있데.” 영감..
귀촌일기- (17) 각방(各房) 각방(各房) (17회) 포도나무의 움이 몽실몽실 부풀었다. 지주의 전선줄을 따라 줄기가 힘차게 뻗어나갔다. 겨우 내 깻묵과 겨를 섞어 묵혔던 거름을 이른 봄에 듬뿍 주었다. 내 정성을 알아본 듯 송알송알 포도송이가 탐스럽게 달렸다. 하루가 다른 양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만큼 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