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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귀촌 로망 어디 갔다가 카메라 들이대기가 자칫 겁난다. 오늘, 읍내 마트에서 찍고 싶은 사진이 있었으나 그냥 돌아왔다. 오늘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사진은 매장 진열대에 놓인 무말랭이였다. 무말랭이가 희뿌엿 흐여므레했다. 건조기에서 대량으로 단시간에 말렸을 것이다. 가을 햇살을 한껏 잡..
귀촌일기- 오늘, 대추 따고 호박 따고... "추석이 지났는데도, 와 이리 덥노?" 이 말이 절로 나온다. 그래, 덥다. 비라도 한 줄기 내리면 시원할텐데. 하긴, 추적거리는 가을비는 한창 익어가는 벼에 아무작에도 쓸데없다. 아침나절에는 대추를 땄다. 점심 먹고선 호박을 땄다. 마누라와 협업으로 대추를 따고, 호박은 혼자서 땄다. ..
귀촌일기- 스카이라이프 안테나와 소나무 이야기 결론적으로 애꿎게도 두 그루 소나무만 베낸 셈이다. 소나무의 수형 즉, 모양새가 전혀 틀어져버렸다. 볼수록 아깝다. 하필이면 주말 사흘동안 스카이라이프 테레비가 고장났었다. '이 프로는 꼭 봐야한다'며 서둘러 이른 저녁을 해먹고 집사람은 이웃집에 출장을 가서 기어이 보고 왔다...
귀촌일기- 열대야도 좋다! 귀촌길에 따라온 땀의 추억 삼복이면 당연히 더워야지 무슨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일기예보 듣자면 주저리주저리 하나같이 폭염과 열대야 이야기다. 나는야 찜통더위도 좋다. 열대야도 좋다. 찜통더위는 느티나무 그늘에 잠시 비키면 되고 열대야는 앞뜰 개구리 소리가 자장가다. 구름이 희뿌엿히 누르는 이런 날..
귀촌일기- 비 온 다음 날의 하루, 또 비가 온다네... 해바라기. 잡초를 깎다 말고 볼수록 허전하다. 올해 모처럼 심은 해바라기는 나를 실망시켰다. 울타리 강낭콩이라고 종자를 사다 심었더니 땅딸보 얼룩이 강낭콩이었고 시원스레 훤칠한 키에 해를 따라 고개를 숙인 해바라기를 생각했는데 가분수 난장이이다. 신품종 종자 개량이라는 ..
귀촌일기- 농부의 여름 보내기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는 횟수가 늘어나고 수돗간에서 물을 끼어얹는 것도 하루에 세 번이나 되면 한여름이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요즈음에는 내려쬐는 햇살도 햇살이거니와 땅에서 솟아오르는 지열이 턱턱 숨을 막는다. 움직이면 땀이다. 11시부터 세 시까지는 괭이를 놓고 ..
귀촌일기- 농부는 옷을 두 번 말린다 덜덜덜...덜덜덜... 이 시간에 집 뒤 버갯속영감댁 밭에서 트랙터 밭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고추 심고 모내기 끝내고 이제 고구마 심을 채비를 하는 가 보다. 11시가 넘어서면 땡볕이다. 서너 푼 어제 내린 비로 땅에서 지열이 올라온다. 이미 땀에 젖어 줄에 말리던 윗도리를 다시 걸..
귀촌일기- 봄날(2) 땀이 나니 봄이 되긴 되었다. 일이 보약이다. 어제는 대추나무에 오늘은 매실나무에 웃옷을 벗어 걸었다. 봄은 옷을 벗어 던지게 한다. 미처 거름을 하지못하고 밭을 갈아버린 자리에 오늘 거름을 부었다. 며칠 후에 비가 온단다. 비가 내리고 나면 땅이 굳어진다. 그 전에 비닐멀칭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