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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열대야도 좋다! 귀촌길에 따라온 땀의 추억

 

 

 

 

 

 

 

삼복이면 당연히 더워야지 무슨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일기예보 듣자면 주저리주저리 하나같이

폭염과 열대야 이야기다.

 

나는야 찜통더위도 좋다.

열대야도 좋다.

 

찜통더위는 느티나무 그늘에 잠시 비키면 되고

열대야는 앞뜰 개구리 소리가 자장가다. 

 

 

 

 

 

 

 

 

 

구름이 희뿌엿히 누르는 이런 날이 더 찐다.

바람도 없어 땀이 더 난다.

 

오늘은 '대파 구출작전'이다.

 

오락가락 장맛비를 탓하기에 앞서

농심도 양심이 있고

농부도 체면이 있다.

 

까맣게 잊고서 돌보지 않았다.

 

대파밭인지 풀밭인지,

웅크렸다가 기면서 맨손으로 잡초를 걷어낸다.

 

기세 좋은 잡초 등쌀에 풀이 죽은 대파가

하나 둘 구출된다.

 

땀 난다.

옷이 젖는다.

 

땀 이야기 빼면 귀촌일기에 적을 게 없다.

 

땀은 귀촌 길에 제발로 따라온 친구다. 

버릴 수 없으면 마음 고쳐 먹고

친구 삼으면 된다.

 

 

 

 

 

 

'시골에 살고 있는 나는 사계 중 기나긴 겨울이 너무나 지루하다.

음울하고 냉랭한 추위, 어디 적당한 곳으로 피신하고 싶다...'

 

얼마 전, 해미 계암당 고댁에서 따님의 혼례가 있어 축하차 갔을 때 

<고댁에 돌아와서>라는 수필집을 나누어 주셨는데 

이런 대목이 나온다.

 

계암님의 생각이 어쩌면

내맘 하고 똑같을 가.

 

겨울은 싫다.

여름이 좋다.

 

세월이 가면 그런 걸 가.

 

옛날부터 그랬다.

 

아마도

땀의 추억일게다.

 

 

 

 

 

 

내일은 또다른 대파밭이

땀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