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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비 온 다음 날의 하루, 또 비가 온다네...

 

 

 

 

 

 

 

 

 

해바라기.

 

잡초를 깎다 말고 볼수록 허전하다.

 

올해 모처럼 심은 해바라기는 나를 실망시켰다.

울타리 강낭콩이라고 종자를 사다 심었더니 땅딸보 얼룩이 강낭콩이었고

시원스레 훤칠한 키에 해를 따라 고개를 숙인 해바라기를 생각했는데

가분수 난장이이다.

 

신품종 종자 개량이라는 이름 아래

귀촌의 서정은 물건너 갔다.

 

'요새 그런 해바라기 찾는 사람 어디 있슈?!'

종자 가게 사장 한마디면

끝이다.

 

어찌하든 촌놈 행세를 해서라도 내년에는 옛날 해바라기 종자를 

구하긴 구해야겠는데

 

 

 

 

 

 

한 사나흘 비가 온 다음 날.

 

햇살이 은근히 나는 둥 마는 둥

한 점 바람마저 없다.

 

지열이 올라오며 푹푹 찐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내일 또 다시 비가 온대도

오늘 풀은 오늘 깎아야 한다.

 

'뱀 나오 것씨유.'

'벌레 생겨유.'

 

귀촌 초장과 달리 요즘에야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동네 이웃이 바라보는 정서도 생각해서

 부지런 떨며 풀을 제때 깎는 편이다.

 

문제는 땀이다. 

 

 

 

 

 

 

 

 

 

 

 

 

 

 

 

베잠방이가 다 젖었다.

 

목도 마르고.

 

사과는 아직.

참외는 그저 눈요기.

 

이럴 때를 위하여

군데군데 알토마토를 심어두었겠다.

 

나만 아는 귀촌 12년의

노하우다.

 

 

 

 

 

 

 

 

 

 

앞뜰과 팔봉산.

 

아무래도

또 

비가 오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