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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열전- 삼복에 콩밭은 내가 지킨다. 여기는 콩밭. 밤새 고라니들이 싹둑싹둑 잘라 먹는다. 아침 저녁으로는 산비둘기가 날아든다. 가을에 거둘 한줌의 메주콩, 밥상에 오르는 간장 한종지에도, 땀과 사연이 있다. 누가 허수아비라 하는가. 염천 삼복에 불철주야 콩밭을 지켜낸 허수 일가의 공로를 잊지말자.
타협이냐,전쟁이냐- 잡초에 대한 갈등 야콘, 오이밭에 잡초를 뽑아내기 전후의 비교이다. 이번에 두 번 내린 비로 잡초는 제 세상을 만났다. 하루 밤 낮이 무섭게 자란다. 뿌리가 더 깊어지기 전에 일단 제압을 해야한다. 오늘도 예초기를 들었다. 햇살이 퍼지기 전인데 벌써 습기찬 지열이 올라온다. 흠뻑 땀에 젖는다. 비로소 ..
귀촌일기- 귀촌은 땀이다 오늘 비닐하우스 안에 걸린 온도계는 맨 끝 50도에 멈추었다. 더 오를 수가 없다. 양쪽 문을 열어둬도 30도다. 그저께는 서리가 내렸다. 아주 두터운 뭇서리였기에 새벽에 고사리 꺾는데 손이 시렸다. 옆 집 박 회장집 고추모종이 결딴났다. 모종자리에 이중으로 보온 덮개를 덮어줘야 했는..
귀촌일기- 감자농사에 퇴비장 열다 오늘 처음으로 거름자리 퇴비장을 열었다. 감자를 심을 준비작업이다. 나에게 감자 심는 일이 올 농사의 개막전에 해당한다. 엊그제 옆집 박 회장에게 밭갈이를 부탁해두었으므로 그 양반 시간 나는대로 곧 트랙터가 들이닥칠 것이다. 밭갈이 전에 거름을 펴두어야 한다. 작년에는 네 이..
장마의 후유증 고구마를 다 심었다. 충청도 여기 말로 '고구마 순을 다 놓았다'. 남도를 강타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한다니 또 마음이 급했다. 이른 새벽이 그나마 나았다. 한낮이 되자 습기 찬 지열에 코앞에 차 숨을 헐떡이면서 어쨌던 마쳤다. 보름 전에 모두 했어야 했던 일 들이다. 후배들이 서울서 내려와 감자..
만남-캔버스 위의 수선화(8) 하늘이 뚫였다고 해야 하나. 창밖엔 오죽이 비바람에 요동을 친다. 아침나절에 비닐하우스를 잠깐 다녀온 게 고작으로 서재에 꼼짝없이 갇힌 하루다. 땀에 절은 작업 모자는 저만치 아예 던져두었다. 달팽이 한 놈이 걸려있는 족자 위를 유유히 기어간다. 두어 주일 잊고있던 캔버스 안에 있는 수선화..
캔버스 위의 수선화(6)-더운 하루 한낮. 하우스 안은 40도가 넘는다. 햇살에 매실은 익어가고. 올들어 처음으로 풀깎기를 했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눈을 뜰 수가 없다. 털갈이하는 빽빼기 놈 미용도 내킨 김에 해주었다. 평석의 느티나무 그늘이 모처럼 진가를 발휘한 하루.
귀촌 밥상 돈나물 물김치,열무김치 그리고 툭발이 강된장이다. 며칠 전에 담근 돈나물 물김치와 열무김치는 익었다. 옳지. 비빕밥이다. 돈나물 물김치에 된장을 끼얹은 비빔밥. 누가 뭐래도 그때 그 맛이 바로 이 맛이다. 점심밥상에 땀이 가신다. 그런데 오늘은 보리밥이 아니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