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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장마의 후유증

 

 

 

고구마를 다 심었다.  충청도 여기 말로 '고구마 순을 다 놓았다'. 남도를 강타한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한다니 또 마음이 급했다. 

이른 새벽이 그나마 나았다.  한낮이 되자 습기 찬 지열에 코앞에 차 숨을 헐떡이면서 어쨌던

마쳤다. 보름 전에 모두 했어야 했던 일 들이다. 후배들이 서울서 내려와 감자를 캐주기로 한

날부터 공교롭게 장마가 지기 시작했으니 일이 꼬였던 것이다.

감자를 캔 자리라 밭둑 주위는 잦은 비로 잡초가 무성하다. 고랑의 잡초도 대충 뽑고 이랑의

두둑도 그리 높지않다.  땀을 비오듯 쏟으니 윗도리가 흠뻑 젖었다. 모자를 집어던지고 야외

의자에 털썩 주저 앉으니 빽빼기 녀석이 달겨든다. 농촌의 일상이란 표시 안나는 잡다한 일이

절로 줄을 서서 기다리리고 있는데다 장마통이라 이녀석 자주 산보를 시키지 못했다.

 

 

남쪽으로 간사지 너머 백화산 기슭에는 검은 구름이 벌써 낮게 깔리기 시작한다. 또 얼마나

오려는지. 2백미리는 명함도 못내미는 요즘의 집중호우다. 장마는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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