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덜...덜덜덜...
이 시간에 집 뒤 버갯속영감댁 밭에서 트랙터 밭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고추 심고 모내기 끝내고 이제 고구마 심을 채비를 하는 가 보다.
11시가 넘어서면 땡볕이다.
서너 푼 어제 내린 비로 땅에서 지열이 올라온다.
이미 땀에 젖어 줄에 말리던 윗도리를 다시 걸치고 맥주 한 병에
오징어 포 안주를 봉지 채 들고서 트랙터를 찾아갔다.
'날씨가 왜 이리 덥담? 5월에 이리 더운 건 첨 봐유.'
'오란 비는 서너 방울 오구...'
'아침에는 추워유. 작물이 안 자라유.'
이런 대화를 하며 밭둑에 서서 나눠 마시는 맥주는
그렇게도 시원할 수 가 없었다.
갈수록 더워서 한낮에는 일을 못한다.
여름 밭일은 해가 중천에 오기 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옷이 땀에 흠뻑 젖는다.
잠시 쉬는 시간에 벗어서 빨랫줄에 말린다.
잘 마른다.
아직 5월인데도
나는
하루에 옷을 두 번 말린다.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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