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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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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상추박사'의 상추 재배법 우리 밭에는 여러가지 상추가 있다. 흑상추,청상추,꽃상추,섬머레드,갈갈이 상추... 섬머레드가 꽃상추다. 조금 허풍스레 말하자면, 우리 동네에서 나는 '상추 박사'로 통한다. 사시사철 상추를 재배하기 때문이다. 실은 한여름 상추 농사는 쉽지 않다. 하우스가 아니라 뙤약볕 노지라서 ..
귀촌일기- 남자가 가는 곳, 여자가 가는 곳 하여튼 바쁘다. 남자들에 비해 확실히 부르는 곳도 많고 갈 곳도 많다. 집사람에게 하루 일정을 물어보는 것이 새벽 마당에 개똥 치우는 일 다음의 첫 일과다. 돌아올 때는 함께 묻혀서 오던지 아니면 정류장에서 기다려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던 갈 때는 어디든 내가 모셔다줘야 한..
귀촌일기- 그대 이름은 효자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오실 어머님을 원통해 불러보고 땅을 치며 통곡해요 다시 못올 어머니여 불초한... 어느 음식점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저만치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찍은 정경입니다.
귀촌일기- 하지를 지나면서 생각하는 귀촌의 낭만 오늘이 하지다. 길어지던 낮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할게다. 여름은 가고 겨울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벌레에 물리고 땀에 절여도 푸른 여름이 웅크려드는 무채색 겨울보다 좋다. 하지가 되면 한 해가 다간 것 같다. 그래서 어쩐지 허전하다. 하지를 지나는 나의 소회는 올해도 ..
귀촌일기- 새참 라면의 골든타임 요즘 툭 하면 골든타임이 어쩌고 저쩌고 하니 단어 하나도 유행이 있나보다. 말 그대로 풀이해서 황금시간, 놓쳐서는 안 될 바로 제때라는 뜻인데 같은 말이라도 골든타임 운운 하면 퍽 유식해 보인다. 내가 먹는 새참 라면도 때가 있다. 너무 일러도 맛이 덜하고 늦으면 저녁 밥 맛이 떨..
귀촌일기- 메모광 오늘은 신문 띠지에 급히 뭔가를 적는다. 나중에 도무지 생각이 나지않는 고통을 면하기 위해 내가 앉을 만한 곳 옆에는 필기 도구가 늘 있다. -쇠퇴해 가는 기억력을 보좌하기 위해, 나는 뇌수의 분실(分室)을 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하윤 선생의 수필 <메모광>에서 마지막 문..
귀촌일기- 벼락에 이틀동안 적막강산 <귀촌일기>를 이틀 쉬게 된 건 벼락 때문이었다. 창문이 천둥 번개로 번쩍거리며 몇 번 울렁거리더니 어느 순간 가까이 어디에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가 잠결에도 크게 들렸다. 바로 그 때 탈이 난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테레비도 안나오고 인터넷도 먹통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
귀촌일기- '3천량'은 갈갈이상추였다 채소 모종을 팔면서 채소 이름을 모르는 모종장수 아지매였다. 들어도 까먹은 건지, 아예 알 생각이 없었던 건지 '3천량집에 가서 물어보슈!'가 유일한 대답이었다. 장사 수완은 출중해 모종 시장을 압도하는 아지매는 세월이 흐른 12년차 단골이다. 내가 보기에 그동안 아주 많이 유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