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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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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월동 상추는 왜 심는 가 얌전하게 비닐로 덮어둔 저기에는 무엇이 있을가? 상추다. 어제 상추 모종을 심었다. 적축 꽃상추라고도 하고 섬머레드라고도 한다. 월동 상추다. 오늘 새벽같이 문안이다. 이른 아침에 밭에 내려가 찬 이슬을 떨치며 작물을 둘러보는 재미가 귀촌의 즐거움이다. 해마다 월동 상추를 꼭 ..
귀촌일기- 사진기로 쓰는 수필 '수필은 생활문화의 한 매듭'이라 하신 분도 있고,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쓴 글'이라 규정을 하기도 한다.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세상에 어디 그리 쉬운 가. 붓 가는 대로 쓰도 되는 글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요컨대 붓 가는대로 잘 쓰여진 수필일수록 생활문화의 진지함이 스며 있..
귀촌일기- 첫서리,뭇서리,이별서리 서리가 반가운 채소가 있다. 김장배추다. 지금 제세상이다. 펄펄 난다. 대관령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첫서리가 내렸다는 소리가 들린다. 된서리를 맞으면 기가 죽는다. 서리는 무섭다. 뭇서리,된서리,올서리,이별서리... 얼마나 끈질기면 5월 고추모종 심을 때 내리는 서리가 ..
귀촌일기- 100년 만의 가뭄, 도내수로가 말랐다 콤바인 소리가 요란하다. 도내 간사지는 벼 추수가 한창이다. 주위에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40년 만의 가뭄이니 혹자는 100년 만의 가뭄이라고 한다. 앞뜰을 동서로 가로 지르는 도내수로. 예년 이맘 때면 우리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내수로는 항상 물이 들어차 가을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
귀촌일기- 마늘이 몸에 좋은 이유가 있다 마늘은 9월에 심어 다음해 6월에 거둔다. 감자,고구마가 서너 달, 길다는 고추가 다섯 달인데 마늘농사가 제일 길다. 길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발품에 손이 많이 간다는 뜻이다. 엊그제 심더니 오늘 보니 벌써 마늘 싹이 돋았다. 해갈에는 턱없어도 며칠새 오는 듯 안오는 듯 비가 오긴 왔다..
귀촌일기- 수박에 호박꽃 피는 사연 여기에는 호박을 심는 적이 없는데 호박이 열리고... 늦은 가을인데도 줄기는 기세좋게 자라고 있다. 호박꽃은 계속 핀다. 무슨 까닭일까? 줄기를 따라 내려가 보니 뿌리는 하나에 줄기가 둘이다. 한쪽은 말라죽었다. 지난 봄에 호박모종에 수박 접을 붙인 수박모종을 사다 심었던 것이다...
귀촌일기- 이화산 미륵바위의 전설 우리집에서는 동쪽 팔봉산에 해가 떠서 서쪽 이화산으로 진다. 원북면 마산리에 있는 이화산은 170미터에 불과하지만 해안가의 산들이란 대체 올망졸망해서 단연 돋보인다. 오늘 이화산에 갔다.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여태 미뤄오다 예기치 않게 오늘 처음 간 것이다. 이화산 언덕배기..
귀촌일기- 농부의 가을 그리고 풋대추 농부의 일이란 오랜 시간 허리 꾸부려 일을 한다고 자랑할 게 못된다. 해가 짧아지는 요즈음, 특히 가을 초입에 하는 일일랑 장시간 무슨 일을 한다기 보다 이것저것 두서없다는 말이 맞다. 해야할 일 가짓수가 그만큼 많은 것이다. 추수라는 이름으로 지난 여름의 설거지가 요즘 일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