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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100년 만의 가뭄, 도내수로가 말랐다

 

 

 

 

 

 

콤바인 소리가 요란하다.

 

도내 간사지는 벼 추수가 한창이다.

 

 

 

 

 

 

 

 

 

 

주위에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40년 만의 가뭄이니

혹자는 100년 만의 가뭄이라고 한다.

 

앞뜰을 동서로 가로 지르는 도내수로.

 

예년 이맘 때면 우리집에서 내려다 보이도내수로는 항상 물이 들어차

가을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은빛 물비늘로 눈이 부셨는데 올해는

바짝 말라 허량하기 짝이 없다.

 

 

 

(작년 이맘 때)

 

 

 

 

 

 

 

 

 

도내수로 현장.

 

바닥이 드러났다.

귀촌 12년에 처음 보는 광경이다.

 

객지에서 온 듯 때를 놓칠새라 배를 타고 그물질을 하는

일행의 손길이 바쁘다.

 

이미 투망꾼들이 수없이 다녀간

그물의 흔적이 여기저기 그대로 남아 있다.

 

뚝방을 따라 가다가 수로 밑으로 내려가 보았다.

 

거북등처럼 갈라진

수로 바닥을 걷는 건 처음이다.

 

 

 

 

 

 

물이 말라가면서 물길을 따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붕어들이 여기저기

말라서 널브러져 있다.

 

물 속에 잠겨있어야 할 갈대 뿌리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양수 호스는 맥없이 노출되었다.

 

어딘 가 한 번쯤 물난리가 났다는 소리가 들려야 

물걱정이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비를 몰고 오는 태풍이

올해는 없었다.

 

 

 

 

 

 

 

 

 

지금부터 비가 내리는 계절이 아니기에

벌써 내년 봄을 걱정한다.

 

자연의 법칙은 인간의 힘으로 삐집고 들어갈

영역이 아닌가보다.

 

 

 

 

 

 

 

물이 가득 담긴 도내수로에 은비늘

윤슬이 떨 날은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