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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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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호박씨 잘 까는 분? 누룽탱이 호박을 칼로 툭 자르면 소리도 경쾌하게 두 쪽으로 쩍 벌어지면서 좌르르 호박씨가 맨 먼저 나온다. 호박도 호박 나름 호박씨도 튼실하고 예쁜 것이 있다. 잘 말려서 호박씨 잘 까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호박오가리를 다시 만든다. 달포 전에 만들었던 오가리는 모두 폐기 처분..
귀촌일기- 월동 배추를 묶으며 농한기라지만 푯대 안나게 바쁜게 요즈음이다. 하긴 진즉 해두었으면 될 걸 미적대다 날씨마저 갑자기 바쁘게 한다. 내일 눈이 온다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네. 이상 난동이라 그렇지 예년 같으면 꽁꽁 얼고도 남았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마음 두껍게 먹고 까짓것 버티면 그만이지..
귀촌일기- 북풍한설에 핀 장미 한송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감나무에 매달려 정신이 팔려있을 때 울타리에 장미는 제홀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비로소 오늘 장미를 보았다. 꽃봉오리에 맺힌 물방울이 대롱대롱.
귀촌일기- 대봉 감따기 작년까지는 작대기에 철사를 꾸부려서 양파망을 씌운, 내가 만든 감따기가 통했다. 사다리와 합동작전으로. 해마다 감나무가 자라는 데다 올해는 감이 많이 열려 2 미터 남짓 길이의 그걸로는 역부족이었다.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 위 만 쳐다보다가 사다리가 뒤뚱거려 자칫 넘어지기 십..
귀촌일기- 야콘 캐는 날이면...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러 야콘 마무리 작업이다. 점심 무렵 반장이 전화를 걸어와 태안 청소년수련원의 장소를 빌어 황토축제가 있다고 나오란다. 자르고 흙을 털어 크기를 가려서 줏어 담아 나르는데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는 거리가 먼데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 사나흘은 더 잡아야 할 판..
귀촌일기- 심심풀이 '편강' '심심풀이로 드슈...' 집사람이 심심풀이로 만든 편강을 심심풀이로 먹으란다. 바깥은 또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할 일이 따로 있는듯, 돌아앉아 생강과 한나절 씨름을 하더니 편강을 만들었다. 캐다 만 야콘이 밭에 널부러져 있는데 또 비가 온다. 요즘같이 이렇게 찔끔거..
귀촌일기- 간월암 천수만의 끝자락에 보일듯 말 듯 얼마나 까마득했으면 이 섬을 彼岸島라 불렀고 彼岸庵이라 이름이 붙었는데 무학대사가 일찌기 이곳에 들어와 흘러가는 달을 보고 득도했다 해서 看月庵이 되었다. 조선조 개국과 더불어 섬 이름이 바뀌고 절 이름이 달라진 것이다. 간월도는 바닷물이 ..
귀촌일기- 낙엽의 哀愁 간밤에 불던 바람 만정도화 다 지거늘 아이는 비를 들고 쓸으려 하는구나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하리오 낙엽도 서러운데. 박박 쓸어야 시원할 가. 부지런도 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