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탱이 호박을 칼로 툭 자르면 소리도 경쾌하게 두 쪽으로 쩍 벌어지면서
좌르르 호박씨가 맨 먼저 나온다.
호박도 호박 나름 호박씨도 튼실하고 예쁜 것이 있다.
잘 말려서 호박씨 잘 까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호박오가리를 다시 만든다.
달포 전에 만들었던 오가리는 모두 폐기 처분을 했다.
채 마르기도 전에 가을비가 너무 자주 와서 곰팡이가 슬었던 것이다.
가을은 건조하고 겨울은 추워야 정상이다.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말라야 호박고지는 달다.
무거운 호박을 굴려가며 껍질을 깎고 미끄러운 호박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기다랗게 잘라내는 기술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침 날이 추워진다니 햇살 창가에 앉아 부지런히 호박오가리를 만들어야겠다.
호박이 얼면 쫄깃한 오가리가 안된다.
호박과 크리스마스.
귀촌의 세모는 늘 이렇게 지나가더라.
호박오가리의 순서를 기다리는 호박들.
호박씨가 많이 나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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