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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

(1921)
귀촌일기- 하우스 안에 하우스를 만든 이유? 대낮에는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비닐하우스 안에 온도가 새벽녘엔 급격히 떨어진다. 되레 바깥보다 더 춥다. 모종 포트에 엊그제께 넣어둔 해바라기 종자가 빨리 발아가 되어야 하는데 걱정스러운데다 겨울내내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 현관에 있던 야콘 뇌두를 비닐하우스에 옮겨다놨기 ..
귀촌일기- '성의표시'와 을메기 벌써 생강 심을 때가 되었나? 안마을에 사는 박 회장네가 며칠 전부터 우리집 대문 코앞의 밭을 열심히 갈더니 오늘은 생강을 심는다. 이른 아침부터 거실 창틈으로 들려오는 소리들이 부산해서 내다 보았더니 아낙네들 여섯에 남정네 둘이 사래 긴 밭에 여기저기 엎드려 있다. 남정네들..
귀촌일기- 병원 검진 결과 보는 날 텃밭...집의 울타리 안에 있거나 집 가까이 있는 밭. 채마밭...채소를 심어 놓은 밭. 텃밭과 채마밭의 차이가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일부러 씨뿌려 가꾸지도 않는데 철따라 자연이 제공해 주는 자연산 들나물들... 냉이, 웅구, 쑥, 달래, 돈나물, 머위가 마당 여기저기 한켠에 터를 잡고..
귀촌일기- 현미 굴떡국 계절에 관계없이 점심으로 가끔 떡국 한 그릇은 별미다. 지난 3일은 장날이었다. 바람도 쐴 겸 읍내 곡물상에 들러 현미를 사서 떡방앗간에 맡겨 나흘만에 떡국떡을 오늘 찾아왔다. 마침 어촌계장이 가져다준 생굴이 있었다. 하얀 가래떡 떡국만 보다가 처음 먹어보는 '현미 굴떡국'. 우한..
귀촌일기- 농민 '박 회장'의 하루 안마을 쪽으로 몇 집 건너 '박 회장'은 주민등록증으론 나보다 하나 밑이나 출생신고가 늦었다는 동네 사람들의 당시 증언을 감안하면 오히려 한 살 위 개띠 일흔 셋이다. 읍내 어느 장학재단의 돌림빵 회장을 역임한 전력을 이유로 어정쩡한 '박 형' 대신 모양새 좋게 나는 깍듯이 '회장..
귀촌일기- 가로림만의 바다직박구리 갑자기 데크 처마밑이 요란하기에 내다보았더니 직박구리떼다. 직박구리도 종류가 많아서 모르긴모르되 이 녀석들은 아마 바다직박구리일 것이다. 여기가 서해안의 가로림만 바닷가이므로. 늦은 가을이면 감나무에 잘 익어가는 대봉홍시를 떼거리로 날아와 결딴내는 놈들이다. 오늘도 ..
귀촌일기- 식탁의 봄, 생굴과 달래무침 아침 안개가 잔뜩 낀 날은 따뜻하다. 햇살이 나면 안개는 금방 걷힌다. 오늘부터 완연한 봄이다. 뒷마당에서 내다보니 아낙네들의 어디론가 품앗이 행차가 부산스럽다. 마을버스는 타는 손님이야 있든 없든 꼬빡꼬빡 제시간에 지나간다. 우한 바이러스로 귀가 시끄럽고 잡동사니 정치꾼..
귀촌일기- 16년이라는 세월 2004년 2009년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