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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읍

(1921)
꽃중의 꽃 감상하다가...문득 비가 내리다 햇살이 돋았다. 바람이 세다. 오늘도 봄날씨는 얄궂다. 봄햇살에 비친 꽃. 봄비에 젖은 꽃...어느 쪽이 더 예쁜가? 보렸더니, 예쁜 건 제쳐두고... 문득 다가오는 생각은 '그저 세월만 가네...'뿐.
"어리굴젓...이거 먹을만 하네!" "오늘 어리굴젓, 먹을만 허네!" 먹을만 하다는 말은 맛있다는 최고의 찬사다. '참 맛있다.'고 하면 될 걸 '먹을만 하네.'가 저절로 나오는 건 평생을 두고 입에 익은 내 표현 방식으로 나도 잘 모르겠다. 어제 점심때도 그랬다. "굴떡국, 먹을만 하네!" 두어 주일 전쯤인가, 어촌계장이 도내나..
쑥무리떡, 한양에서 내려온 지원군 하사품 코로나바이러스 환경에 눌려있다가 부모 얼굴도 볼 겸 내려온 아들 둘. '상당히 비싼 일당'이라며 일을 도와주었다. 농삿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손에 설어 힘이 부친 표정이 역력하다. 시키는 사람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라는 걸 아는 지 모르는 지. 읍내 단골 떡방앗간에서 김이 무럭무..
고사리밭의 예절 고사리밭에선 고사리는 먼저 꺾는 사람이 임자다. 어린 고사리순을 밟지않는게 예의다. 다음에 오는 사람을 위해서. 우리집 아랫밭 비닐하우스 남쪽 문을 열면 길 건너 언덕바지가 있는데 이맘때면 고사리 천지다. 어제 촉촉하게 내린 비에 고사리가 쑥쑥 올라왔다. 하루에 한 웅큼씩만 ..
4.15 후유증...오늘같이 밥맛 없는 날 돌이킬 수 없는 자괴감! 그리고 그들의 착각이 앞으로 얼마나 피곤하게 할까? 오늘같이 밥맛 없는 날일랑... 저녁밥상에 두릅 벙구나물 두루무침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야콘 모종만들기 3일째 하우스로 출근해서 먼저 보온온상의 비닐 덮개를 걷어내면 방울방울 맺혀있던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며 흙냄새를 품은 열기가 물씬 다가온다. 상쾌하다. 사흘동안 야콘 모종을 만들었다. 비닐하우스에 앉아 모종 작업을 하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무념무상. 첫날 만든 모종은 이..
귀촌일기- 오늘부터 <야콘 모종 만들기> 귀촌일기란, 때론 반복의 일상이다. 야콘 모종을 만드는 일도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다. 야콘 종자 뇌두에 뾰족뾰쪽 올라온 싹을 보니 대충 3백 개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다가 쉬며 놀며 쉬엄쉬엄 하면 된다. 비닐하우스가 작업장이다. 하루에 두 번 출근하고 퇴근하는 ..
귀촌일기- 산불조심, 그러나 가끔 태울 일이 있다 마른 풀 잔가질랑 태워버리면 잿거름이 되고... 들불이 살금살금 타들어 가는 모양이 어릴 쩍 추억 속 -자다가 오줌 싼다는 말 들어가며-에서 건져낸듯 한편 재미도 있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