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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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廣川行... 웅암포의 사연 웅암포가 왜 사라졌을가. 언젠가 여수에 갔더니 여수서 돈자랑 하지마라는 말이 있었다. 광천의 웅암포 시절에 그랬다. 지금 홍성인 홍주는 옛날 홍주목으로 내포의 중심지였다. 내포란 바다가 내륙 깊숙이 들어와 배가 드나드는 곳을 말한다.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한양의 마포나루가 번성했듯 홍..
달과 해 선 자리에서 지는 보름달과 뜨는 아침해를 같이 본다. 도내나루의 새벽이 열린다.
배추농사 해마다 태안 조석시장 입구 오복사에서 모종을 사다 심었다. 얼마 전 6천오백원하던 모종 한판이 태풍 지나간 뒤 만오천원으로 올랐다는 동네 마을마당 통신은 수퍼에서 배추 한 포기에 만원이 넘어섰다는 소문과 맞아떨어졌다. 내 발품팔기도 전에 일찌감치 오복사 모종은 단품. 두어달 후 김장철 배..
저녁 한때 마을 풍경 마을 한가운데 늙은 팽나무 끼고도는 높다란 공터는 동네 사랑 마당이다. 한낮에는 코끝도 보이지않더니 저녁놀 등에 지고서야 슬슬 모여든다. 손에 든 부채는 심심풀이 각다귀 퇴치용이다. 도통 바람기 한점 없다가 해 넘기니 간사지 논두렁 넘어오는 마파람이 살아난다. 수박도 있고 소주도 있고... ..
허수아비는 허수아비 새벽 산보길에 버갯속 영감댁 할머니를 만났다. 도내나루터로 돌아서 내려가는 콩밭이었다. 신문지 두어 장을 길에 펴고 앉아있었다. 지팡이인지 새 쫒는 막대기인지 하나를 밭두렁에 던져두었다. "비들기 지키는 길이유." "허수아비가 다섯이나 있는데요." "다 소용없슈." "예?" "허새비 열 있으먼 뭐 ..
일상 열시 이후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흐릿하던 하늘에서 그 때부터 햇살이 살아난다. 오늘도 이마 벗겨지겠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간사지 너머 산등성이 흰 뭉게구름에 하늘 가운데는 이미 쪽빛이다. 오늘은 여덟시부터 동밭의 잡초를 맸다. 가지, 토마토, 들깨가 있다. 열흘 전에 매줬는데 어림없다...
대추 반가운 소식 하나. 대추 풍년 예감. 대추나무를 버갯속 영감님 댁에서 우리집으로 옮겨심은 지 여섯해 만이다. 다 자란 나무라 장비로 파서 큰 가지는 쳐가며 심었는데 그동안 몸살이 심했다. 대추꽃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지금 한창 연달아 꽃이 피면서 줄줄이 대추가 맺히기 시작한다. 대추가 ..
콩국수 한그릇 더울 땐 국수가 좋다. 어름 띄운 콩국수가 시원하다. 한나절 검은 콩을 불리고 갈고 끓이는 과정이 번잡하나 먹기는 잠깐이다. 오늘은 동네 할머니 몇 분이 자리를 같이 했다. 버갯속 할머니, 옥향할매, 병찬할매, 광태네 엄마다. '거, 맛있네. 읍내서 사먹으먼 이런 맛이 안나.' 하긴 오이채에 토마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