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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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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일기 얼마 전 콘파스 태풍 때 넘어질 나무는 다 넘어졌다고 동네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변이라 똑바로 선 소나무가 드물다. 방치해두긴 아까워 벼르고 벼르다 오늘 마음을 먹었다. 나무하기다. 넘어지고 뿌러진 소나무가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다. 큰 둥치는 누군가가 이미 잘라서 가져가고 너..
민물장어, 가로림만 조력 발전 해는 저물어 가는데 집 뒤로 조금 떨어진 곳 버갯속 영감님 댁 밭에서 아직 생강을 캐고 있군요. 요새 한참 생강을 거두는 때입니다. 품앗이로 일을 거들지는 못하고 집사람이 빵을 구워 갔더니 마침 출출할 때라 다들 환호성이었습니다. 초저녁에 개도 짖고 현관문 흔드는 소리가 요란하길래 내다보..
버갯속 영감님의 부탁 버갯속 영감님은 뇌졸중으로 꼬빡 삼년째다. 본래 귀가 어두운데다 이젠 말씨까지 어눌해 손짓 발짓에 서로 쳐다보는 표정으로 겨우 소통한다. 전립선 약을 수십 년 드신 끝에 이젠 오줌 누기마저 힘들다. 요즈음 들어 병원 출입이 잦다. 버갯속 영감님은 일력을 가리키며 검지와 중지 손가락 두 개를 ..
안개낀 도내나루
장미 한송이 서재로 돌아가는 모퉁이 처마아래 장미 한송이가 피었네. 11월의 첫 날...
새벽에 만난 사람들 꼭두새벽이다. 당섬을 비껴 동쪽으로 난 갯골이 선명하다. 서쪽의 쌍섬은 여명에 자태가 드러난다.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고구마밭에 동네 품아시 이웃들이 모였다. "이렇게 된서리가 내린다나. 시월인디." "요게가 이천평이구 조너메까지... 오늘 될런가." 날은 짧고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밭 주인은 고..
고구마 고구마 줄기를 낫으로 걷어내고, 황토라 일단 수건포로 넓게 깊게 파서 호미로 캐기 쉽도록, 올해 고구마는 잦은 비 탓으로 잘다. 그사이 어디서 고구마 찌는 냄새가 구수하게 들린다.
이웃 사촌 남정네는 논에서. 아낙네는 밭에서. 간사지 넓다란 논에는 벼 수확이 한창인데, 밭에서는 내년 유월에 추수할 마늘을 심고 있네. 잠깐 물 한잔이라도... 두런두런 정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