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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秋)

나무꾼 일기

 

얼마 전 콘파스 태풍 때 넘어질 나무는 다 넘어졌다고 동네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해변이라 똑바로 선 소나무가 드물다.

 

방치해두긴 아까워 벼르고 벼르다 오늘 마음을 먹었다.  나무하기다. 

넘어지고 뿌러진 소나무가 집 뒤 바닷가 쪽에 있다.  큰 둥치는 누군가가 이미 잘라서

가져가고 너저분하게 잔챙이가 남아있다.

오래 전부터 안면도의 안면송은 유명하다.  하루 밤새 7천 여 그루나 쓰러진 안면송에

위안제를 지낼 만큼 태안군민의 소나무 사랑은 각별하다.

  

 

 

2십여 미터 거리를 전기 줄을 늘어뜨려서 전기톱으로 잘랐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와서

벽난로에 넣기좋은 크기로 다시 잘랐다. 송진 냄새가 물씬 났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소나무 향이 싱그럽다.

 

 

 

아랫밭으로 내려가는 돌 계단 주위에 옹기종기 소나무 여섯그루가 있다.  저절로 씨가

떨어져 자란 지가 오년이 넘는다.  서재로 돌아가는 모퉁이에도 일부러 심은 것처럼

한 그루 있는데 가지가 뻗어가며 잘 큰다.  역시 태안은 소나무의 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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