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충청도

(3175)
귀촌일기- (13)석전 석전 (13회) 나는 마당에서 톱 일을 하고 있었다. 봄에 심은 포도나무 다섯 그루가 가지를 더 뻗기 전에 지주를 세워줄 요량으로 나무 막대의 길이를 재서 잘랐다. 그동안 한다한다 하면서 미루어 왔던 일이었다. “허허, 오늘 뭐하남?” 버갯속 영감이었다. 목소리가 경쾌했다. “어이구, ..
귀촌일기- (12) 자유인 자유인 (12회) 그야말로 화창했다. 봄기운이 아침부터 나긋나긋 온몸에 부딪쳤다. 나는 겨우내 닫혀있었던 문을 모두 활짝 열어젖혔다. 모처럼 용상에 앉아 구도 항을 바라보았다. 소나무로 뒤덮인 당섬이 처녀 젖꼭지처럼 봉긋했다. 구도 항 사이로 오밀조밀 고깃배들이 그대로 한 폭의 ..
귀촌일기- (4)고추밭 고추밭 (4회) 버갯속 영감은 오다가다 어수선한 공사판을 가끔 들렀다. 만나면 만날수록 영감이 할 이야기도 내가 들을 이야기도 많았다. 나를 놀라게 한 건 무엇보다 영감의 기억력이었다. “관행(관향)이 어디라구?” “예, 김영(金寧)입니더.” “허, 나는 김핼(金海)세그려.” “들었습..
귀촌일기- 버갯속 영감 (1) 어느날 어느날 (1 회) 나는 그 노인을 버갯속 영감이라 부른다. 그 영감을 처음 만난 얼마 후 어느날이었다. “어이구, 허리야.” 영감은 허리를 비틀면서 무언가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약쑥이었다. 하얀 쌀자루 부대에 노끈으로 묶은 모양새가 정갈했다. 주위는 쑥 냄새가 번져났다. “나, 오늘 ..
지난 겨울 이야기 한 해도 저물어
노을진 구도항
도내리-유천희해(遊天戱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