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재

대추

 

 

반가운 소식 하나.  대추 풍년 예감.

  

대추나무를 버갯속 영감님 댁에서 우리집으로 옮겨심은 지 여섯해 만이다. 

다 자란 나무라 장비로 파서 큰 가지는 쳐가며 심었는데 그동안 몸살이 심했다.

 

대추꽃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지금 한창 연달아 꽃이 피면서 줄줄이 대추가

맺히기 시작한다.  대추가 달렸다 하면  며칠 후엔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이내

자란다.  속성이다.

 

 

 

과일나무 중에서 가장 늦되는 나무다.  봄을 한참 지나 초여름이 되어서야 새 잎이

난다.  혹시 죽었는가  잔가지를 뿌러뜨려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삼복 한여름에 꽃이 피고 초가을에 따 먹는다.  맨먼저 수확하는 과일이 대추다. 

한 달 후엔 발갛게 익은 대추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리는 그림을 생각하니 미리

즐겁다.  더디고 느리나 제 할 짓은 다한다고 해서 양반나무라고 한다.

 

 

 

  

과년한 나무라 금년 정월 대보름 날 시집보내기라도 할 가 했으나  그걸 깜빡 잊었다. 

대추나무 밑둥 근처에 물통이 있는데 어느날 수돗물을 틀어놓은 채로 잤다.  그 다음날

아침에 보니 대추나무 밑동에 물이 흘러넘쳐서 흥건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해완

달리 잎이 일찌감치 무성하고 길게 가지를 뻗는다.

우여곡절에 애간장을 태운 걸 보상이라도 하려는 걸가.  이심전심으로 제구실을 하려는

대추나무가 고맙다. 

충청도 양반나무는 역시 다르다. 

 

 

 

 

 

 

'현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0) 2010.08.11
허수아비는 허수아비  (0) 2010.08.05
능금빛 세월  (0) 2010.08.03
그래서 아름다웠다  (0) 2010.08.01
토마토 보시  (0) 201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