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가울수록 그늘 아래서 책 읽는 재미가 있다.
때론 수박 한조각, 해질녁에는 얼음 몇알 넣은 과일주 칵테일도 그런대로
근사하다.
며칠째 손에 잡고있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를 오늘 다 읽었다.
宋襄之仁 고사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춘추시대 홍수를 사이에 두고 송과 초가 대치했다. 군사에서 초나라가 절대
우세다.
송의 양공은 전쟁터에서도 수레끝에 인(仁), 의(義)를 쓴 깃발을 달고 다닌다.
신하 왈-초군이 한낮에 강을 건너오는 건 우리를 깔보기 때문입니다.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하면 반은 꺾을 수 있습니다.
양공 왈-(깃발을 가리키며)과인은 정정당당히 싸울 뿐이다.
신하 왈-초군이 강은 건너왔으나 아직 진을 치지 못하였으니 지금 공격하소서.
적은 정신을 못차릴 겁니다.
양공 왈-과인은 늘 인과 의로써 군사를 쓰거늘 어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적을 괴롭힐 수 있으리오.
흔히 마키아벨리즘으로 붙은 딱지는 양공과 같은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