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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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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복날은 소주 맛이 난다 오락가락 지상가상 없이 장마비는 내리고 해는 저물고. 차라리 이런 날이 좋다. 이완규 화백과 지난 주 안부 통화 끝에 복중을 이렇게 보낼 수 없다 하여 긴급 회동하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던 것이다.
귀촌일기- 반장님의 철학...선착순 올핸 가물어서 단호박 농사가 그렇다. 초장 가뭄에 잘 자라지 않아서 단호박 크기가 작다. 우리 마을 반장님. 해마다 단호박 철이면 맛이나 보라며 한 망 씩 오가는 길에 우리집에 내려주곤 했는데 올해는 무소식이었다. 오늘 우연히 들렀더니 몇 개만 해도 될 것을 꾹꾹 채워 한 망을 차..
귀촌일기- 진지함에 대하여 이발소에 가서 단번에 이발을 하고 나온 적이 없다. 여럿 손님들이 기다린다.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야 좀 빨리빨리 대충대충 해주고 내 차례가 왔음 하지만 그럴 기미는 좀체 없다. 진지하다. 자신이 정한 공정을 끝까지 빠짐없이 수행한 다음 엄숙했던 얼굴이 비로소 환해진다. 존경스..
귀촌일기- 함포사격과 산비둘기 "우리 콩밭, 비둘기 좀 쫒아주슈~잉." 이른 아침에 만난 반장이 농담조로 내게 건네는 말이다. 우리집 뒤 바닷가 쪽에 반장집 밭에 올핸 콩을 심었다. 해마다 심어온 고구마 대신 콩을 심은 건 연작의 피해 때문이다. 거름을 하지않는 콩이라 해서 편한 작물이 아니다. 비둘기가 뿌려놓..
귀촌일기- 오늘 비 와유~ 새벽녘이다. 호박밭에 물을 날라다 주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한 말씀 하시며 지나가신다. "오늘, 비 온다네유~" 쓸데없는 일 하지말라는 뜻이다. 도무지 올것 같지않던 비가 살풋 하루해가 기울어서야 과연 내리기 시작했다. 굵은 빗방울이다. 이런 날은 어디 한번 서잿방 정리다. 그..
귀촌일기- 울타리강낭콩 이야기 "공불 지대로 허간유. 친구 만나는 재미쥬뭐." 3년 전, 복지관 한글교실에서 이름을 익힌 86세 할머니는 일 주일에 두 번, 등교가 즐겁다. 시간 맞춰 오시래두 20 분 전에 차 문을 열어 먼저 타고 기다리신다. "강낭콩이 잘 자랐씨유. 나중에 종자 몇 알 주시유잉." 오늘따라 우리밭을 내려다..
귀촌일기- 귀촌 농부의 하루 동네 사람 누구에게 물어봐도 나도 꽤나 부지런힌 축에 들지만 나보다 한 수 먼저 앞서 가시는 분이 있다. 바로 이웃집 아주머니. 오늘도 참깨 심은 밭에서 뭘 하시는지... 솔밭 사이로 아침해는 한참 나중에 뜬다. 감자를 캐봤더니... 올 햇마늘, 햇양파를 뽑아달라기에... 이렇게 하루해가..
귀촌일기- 스프링쿨러가 도는 마늘밭의 서정 충청도는 4년째 가뭄이다. 올해도 가물다. 마늘쫑이 안올라올 정도였다. 마늘 굵어지는 비대기에는 적당히 비가 와야 하는데 마늘 수확기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집집마다 비상이다. 이른 새벽 스프링 쿨러가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