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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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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물가...비싸다 오늘 읍내 나들잇길에 오랜만에 둘러본 재래시장. 초입의 생선가게는 파리떼를 쫒는 회전기계가 윙윙 거리며 혼자 돌았다. 삼복 찜통 무더위에 하나같이 축축 늘어졌다. ------------ 서울서 내려오는 자식에게 올 때 배추 몇 포기 사오라는 부탁을 하는 넌센스. 재래시장은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장의 경매를 거쳐 내려온 배추들. 농협 하나로마트에 감자도 서산의 팔봉산 감자가 유명하지만 역시 가락동을 거쳐온 타지역 출신이다. 자동차 기름값은 빠진다며 태안 사람들은 30분을 달려 서산 동문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태안 물가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고란다. 특히나 관광철엔 완전 널뛰기다. 재래시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살려면 사고 말려면 아예 가격이고 뭐고 물어보지 말라는듯 고압적이고 불친절하다. 귀촌 17년동..
단비 내리는 8월 초하루 8월 초하루. 비가 내린다. 밭에 내려가 물 주는 수고는 덜었다. 비 온다기에 서둘러 심은 배추 상치 모종들을 생각하면 내마음에 꼭 든다. 기다리던 단비. 이런 날,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처마밑에 앉아서. 빗소리 들으며...
추석 명절배추, 오늘 심었다 어제 배추 모종을 사러갔다가 상치와 들깨 모종을 함께 사왔다. 상치 모종은 흑상치, 청상치, 꽃상치 등 무려 일곱 종류다. 모종가게에 가면 항상 손이 크진다. 상치는 빨리 자란다. 여름에는 씨앗의 싹이 트지않으므로 아예 여러 모종을 번갈아 수시로 사다 심어두면 마트에 안가고 일년내내 재배해 먹을 수 있다. 오늘 심은 배추 모종은 김장 배추가 아니다. 한가위 추석 무렵에 뽑아먹는 징검다리용 배추다. 명절 배추라 해도 그때그때 자라는 동안 어린 배추를 용도에 따라 솎아먹는 재미가 있다. 채마밭의 잇점이다. 봄에 밭갈이 한 다음 비닐 멀칭을 해서 덮어두었던 이랑. 고랑에 난 잡초를 정리한 다음 비닐을 걷어내고 흙을 부드럽게 일구어 배추모종을 심었다. 모두 70 포기다. 추석은 9월 21일, 달포가량 남았다. ..
오늘은 푸른 하늘... 토란밭에서 하늘이 푸르다. 활짝 개였다. 남쪽으로 솔밭 귀퉁이로 백화산이 보인다. 오랜만에 토란밭으로 발길이 돌아왔다. 잡초 투성이다. 그동안 감자 캐느라 잊고 있었다. 예초기로 이랑의 잡초를 깎았다. 예초기 칼날에 토란 하나가 잘렸다. 그루터기에 움이 트서 이파리가 돋아날 것이다. 호스를 갖다대 물을 주었다. 장마가 끝난겐지 비 온다는 소리가 없다.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따지러 갔다가... 며칠 전에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배달된 등기우편을 받았다. 느닷없는 '등록 말소' 통지였다. 농업경영체 등록 말소는 대한민국 농민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 족보가 없어진 것이다. 농협 조합원도 농업경영체 등록 족보에 의해 가입이 되는 것이다. 귀촌이후 10여 년을 아무 탈 없다가 갑자기 말소라니 어이가 없어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최근 들어 엉터리 귀촌으로 농업경영체 등록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해마다 재신고를 해야 되는 걸로 법이 바뀌었다나... 몇가지 구비 서류를 갖추어 이의 신청을 하면 된다기에 일단 전화를 끊었다. 읍사무소에 들러 '경작사실 확인서' 양식을 받아 이장의 확인 도장을 받았다. 농협자재 마트에 가서 '농자재 거래 확인서'를 발급 받았다. 행정전산망이 잘 되있다는 대한민국이라는데 이 무슨 아..
묻어 듣는 이야기...'늙은 부모와 효자' 촌로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오기를 기다리며 나누는 이야기 중에는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인생을 살대로 살아본 경험에서 묻어나는 진솔함에 절절히 공감이 가고도 남는다. 70대 중반의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 (70줄 바로 우리 이야기다)를, 오늘 마을버스로 태안읍내 나갔다가 집사람이 곁에서 우연히 듣고 돌아와서 한번 들어보라며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인 즉, - 젊을적에는 이 자식들을 데꼬 어떡케 먹고 살까, 밤낮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는데... 지금은, 어떡케 안아프고 죽을까 그 걱정뿐... - 자식이 (서울에서) 멀쩡한 일 놔두고 (태안 인근, 서산으로) 내려온다 캐서 걱정했는데... 아녀. (자식이) 가까이 있으니 너무 좋아... 대처(도회지)에 살먼 좋은 것 같았는데... 가까이 있는기 효자인..
요란했던 장맛비 첫 장맛비 치곤 요란했다. 호우에 비바람까지 동반했다. 예고가 있었던터라 단도리를 한답시고 했으나 넘어져 쓰러지는 건 쓰러지고 뿌러지는 건 뿌러졌다. 캐두고서 미처 거두어 들이지 못했던 감자가 밭에 그대로 있었다. 하얀 감자가 하룻밤 비바람에 씻기고나니 더 뽀예졌다. 그 새 알토마토와 대추 토마토가 발갛게 익어간다. 덜익은 파프리카가 제 무게를 못이겨 몇 알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는 녀석이 있어야 익어가는 놈도 있다. 첫 장맛비에 뒷북. 아무런 일이 없었 것처럼 지줏대를 다시 세우고 묶어주었다. 햇살을 받아 지열이 올라온다. 땀 난다. 바야흐로 곧 삼복이다.
꼰대? 오늘 감동하다 꼰대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을까? 왠지 자기비하 같아서 여태껏 내 입으로 나의 문자로 말하거나 글로 써본 적이 없다. 오늘 처음이다. 이렇게 이렇게 해서 시쳇말에 젖어드는 걸가. 눈이 불편해 오늘 읍내 안과 병원 갔더니 안구 건조증이 있다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15분 간 온열치료를 받았다. 그동안 못보던 새로 도입한 치료기구였다. 안대를 하고서 드러누워 있는 내 손에 꼭쥐고 있는 카메라를 본 간호원이 "사진 한 장 찍어드릴가요?" 한다. "그래요, 고맙지요."하고 즉각 반색을 했더니 셔터를 눌러 치료 장면을 몇 커트 촬영해주었다. "사진을 좋아하시는가봐요?" 하며 다시 묻는다. "블로그를 합니다" 하고 대답 했더니 "예? 블로그를 요?" 하고 놀라는 음색이 역력했다. 노트북PC에 저장되는 하루에 50장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