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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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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첫' 자가 들어가면 가슴 설렌다 1. 참외가 익어감에 따라 노심초사 걱정이 하나 늘었다. 5년 전인가, 처음으로 참외를 재배했을 때 들쥐와 고라니의 등쌀에 오죽하면 두 손 두 발을 함께 들었을까. 노랗게 익어서 단내가 난다할 즈음이면 어찌 알고 번갈아 나타나 시식을 했을 뿐 아니라 참외밭을 아예 난장판으로 만들어..
귀촌일기-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가 뭘가? '생강밭에 가는 길이유.' '여기 타이소.' '이구, 고마배라...' '이 잡초를 다 맨다구요?' '찬찬히 매먼 될끼유.' '예?.....' '마침 잘 왔슈. 옥수수 찐 게 있응게 한번 잡숴보슈.' 가뭄에 콩 나듯이...라는 말이 있지만 콩 밭을 매는 옆집 아주머니. 그러나저러나 남정네들은 다 어디로 갔나. - - - ..
귀촌일기- 오늘은 옥수수밭, 잡초에게 본때 보이다 귀촌? 귀촌은 잡초이다. 한마디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제도 잡초, 오늘도 잡초, 내일도 잡초. '너, 잡초 맞냐?' 아무말 없는 걸 보니 잡초다. 돌아다보면 어느새 솟아 있다. 잡초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잡초는 기다려서 해결되지 않는다. 단칼에 결말이 나지도 않는다. 풀섶에 노니는 풀벌..
귀촌일기- 농부는 주말이 없다, 시절 만 있을 뿐 이젠 모종 일은 끝이다 하며 아침나절에 옥수수를 심었다. 하우스 옆, 좋은 자리, 혹시나 하며 남겨두었던 알짜 명당이다. 내손으로 파종을 해서 새싹을 틔워 만든 옥수수 모종이 다른 모종들에게 이리 부대끼고 저리 떠밀려서 초라한 형색으로 남아있었기에 마음이 후련하다. 문제는 대..
귀촌일기- 충청도 일기예보 보는 법,밤새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가 신통방통하게 맞다. 우리나라 최우수 기관을 선정해보라면 여의도 정치인 집단을 가장 밑바닥으로 하여 기상청을 나는 단연 상위로 꼽고싶다. 옆사람이 하는 일도 못맞추는데 하늘의 뜻, 자연이 하는 일을 맞추어낸다는 게 보통일인가. 여기는 충청도라 서울 쪽 중부에서 보..
귀촌일기- 장마통에도 전원생활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큰 대야에 담긴 첫 옥수수다. 많이 열리라고 첫 수확은 될 수 있으면 큰 그릇에 담는다. 옛어른들이 그렇게 하시는 걸 보았기에 기분상 나도 늘 그렇게 한다. 장마통에 얼마나 컸는지 따보았다. 알이 배기긴 했으나 쨍쨍 햍볕에 며칠 지나야 할 것 같다. 쪄먹는 옥수수는 너무 익어서 ..
귀촌일기- 귀촌의 하루, 바람 잘 날 없다 옥수수 밭이 말끔하게 복구가 되었다. 쓰러진 옥수수를 묶어서 다시 세웠다. 옥수수밭 터널이 시원하다. 어제 하루내내 강풍을 동반한 장맛비는 고추,가지,토마토 가지를 뿌러뜨리고 쓰러뜨렸다. 현관 앞 기둥을 기세좋게 타고 오르는 박도 잎사귀에 상채기를 입었다. 특히 키가 큰 옥수..
귀촌일기- 주렁주렁, 채마밭에는 지금 오뉴월. 뙤약볕을 피해 호박 하나가 드러누웠다. 무성한 호박잎 사이를 헤쳐보니 서너개가 조용히 달려있다. 가지가 한동안 열리지않아 애를 태우더니 이제야 발동이 걸렸다. 채소들마다 조건이 맞는 시절과 때가 았다. 파프리카, 고추를 보니 올해 고추농사는 풍년 예감이다. 우리집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