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옥수수

(87)
옥수수... 자연과 공존하는 법 오랜만에 옥수수 밭에 내려가보았더니... 초토화 되었다. 장마통에 먹을 게 없었던지 날짐승들이 날아들어 아직 익지도 않은 옥수수를 파먹었다. 죄다 버릴 순 없어 몇 개를 따와서 잘라내고 밥할 때 밭솥에 넣어 쪘다.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부드러워 먹을만 했다. 자연과 공존도 가지가지.
옥수수 모종 내다 심다 비가 좀 오긴 와야 하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봄가뭄에 한낮은 뙤약볕이다. 이른 아침이 밭일 하기엔 딱 좋다. 오늘은 얼룩이 옥수수 모종 심는 날. 옥수수도 작년에 비해 줄였다.
새싹, 새싹들 모내기를 앞둔 씨나락 육묘상자 모판에는 볏모가 자란다. 앞산 솔 밭에는 어린 송순이... 우리집 하우스 안에는 모종들이 다투어 자라고 있다. 옥수수, 해바라기, 야콘, 토란...
물물교환...옥수수와 더덕 버갯속영감님 댁 할머니가 옥수수 종자를 구한다기에 우리집 처마 밑에 걸려있는 얼룩이와 흰색 옥수수 두 개를 골라 집사람 마실길에 보내 드렸더니 도라지와 더덕 종근을 보내왔다. 마침 오늘 밤새 비가 온단다. 서둘러 심었다. 시골에 살다 보면 계획에 없던 일이 사람을 바쁘게 한다.
옥수수, 오늘도 석양에 물들다 오늘도 석양에 흰 찰 옥수수. 밭에서 잘 익은 옥수수를 따다가 앞 창가에 걸었던 게 지난해 늦은 가을이었다. 그동안 몇 날인가. 타는 저녁놀 짜투리 햇살에 노랗게 노랗게 다시 영글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서너 번 옥수수 뻥틔기로 이미 소진되었던 터. 이번 추위 풀리면 깐 옥수수 들쳐 메고 읍내 장터 허리 꼬부라진 뻥 영감 안부도 물을 겸 뻥 하러 한번 나가봐야겠다.
동짓날, 민들레는 겨울잠도 없나봐? 섣달 동짓날. 처마 밑에는 무청 시래기, 옥수수. 마당에 민들레.
밥솥을 열었다 새끼 고구마와 옥수수 알갱이. 추수가 끝난 뒤 모아 두었던 자투리들이다. 저장해두면 식량이 된다. 옥수수는 오랫동안 삶아야 부드러워진다. 30분을 1차로 먼저 삶은 뒤 불린 쌀 위에 얹어 밥을 한다. 밥 내음이 구수하다. 지난 한 해를 생각한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은 큰 데서만 있는게 아니다.
가을의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