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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오늘은 옥수수밭, 잡초에게 본때 보이다

 

 

 

 

 

 

 

귀촌?

 

귀촌은 잡초이다. 

 

한마디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제도 잡초,

오늘도 잡초,

내일도 잡초.

 

 

 

 

 

 

'너, 잡초 맞냐?'

 

아무말 없는 걸 보니 잡초다.

 

돌아다보면 어느새 솟아 있다.

 

 

 

 

잡초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잡초는 기다려서 해결되지 않는다.

단칼에 결말이 나지도 않는다.

 

풀섶에 노니는 풀벌레와 더불어

매일,

나는 잡초밭에 산다.

 

 

 

 

 

오늘 행선지는 비닐하우스 옆 옥수수 밭이다.

어지러운 형편이 말씀이 아니다.

 

잠시 후 모양새가 달라졌다.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잡초의 기세는 기고만장 그 자체다.

 

해가 났다 말았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오늘같은 날씨.

이 장마통이 고비다.

 

자칫 손을 놓고 있다가는

두손 두발 다들고 마는 전철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올핸,

상황이 다르다.

 

집 지을 때 잠깐 사용하고 하우스 안에서 10년 가까이

두문불출 칩거해오던 곡괭이가

초봄 어느날 혜성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드센 잡초에겐 곡괭이가 약이다.

 

올해는 예취기를 전혀 사용하지않고 있다.

 

아예 곡괭이로 뿌리를 파버리는 전략에 주눅이 들었는지

잡초의 기세가 다소 수꿈해졌다.

 

이럴 때 일수록

본때를 보여야 한다.

 

오늘은 옥수수가

살판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