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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갯속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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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철새가 나는 앞뜰 “나, 도내(島內) 이장, 이십팔 년 했시유.” 버갯속 영감은 평석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우리 집 마당 오른편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 밑에는 널따란 돌팍이 있는데 나는 평석이라 부른다. “조 앞, 간사지(干瀉地) 말이유. 조거 내가 막았슈.” 영감은 턱으로 툭 트인 들판을 ..
귀촌일기- 오늘은 무, 쪽파는 내일 어제 마을 나들이. 어느 하루 놀다 오면 힘이 더 든다. 놀러가기 전날부터 괜시리 마음이 되고 돌아와서는 벌충하느라 땀을 뺀다. 땅을 간 다음 곧장 씨앗을 뿌리면 간단한 것을 묵혔더니 그동안 비가 내려 흙 표면이 단단하게 굳어버렸다.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도내나루 내려가는 바닷가..
귀촌일기- 누렁호박, 검은호박 이야기 14년 전, 귀촌했을 때, 이웃에 사시던 버갯속영감님께서는 이런 것 저런 것을 보이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지나가는 길에 가져다주시곤 했습니다. 지금은 매실나무와 개나리 울타리가 자라서 시야를 막는 바람에 안보이지만 그 때만해도 간사지 논 옆 버갯속영감님댁 비닐하우스에서 올려..
잡초와 블루베리 잡초. 농사를 안지어 본 사람은 모른다. 13년 전, 내가 도내리에 귀촌했을 때 첫 일 년 동안의 이야기를 귀촌 정착기랍시고 재미삼아 써 본 글을 책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버갯속 영감님'을 만나 나눈 약쑥에 얽힌 우정 이야기다. 몇몇군데 잡초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늘 마침 블루베리를 ..
귀촌일기- 파프리카 피망 브로콜리 모종 재배하는 법 우리 동네 반장 댁이자 버갯속영감님 댁에 커다란 비닐 하우스가 있다. 대형 비닐하우스 안에 또 작은 전기 보온온상이 있다. 5월에 가서야 노지에 정식을 하게 되는 고추모종의 파종 작업이 지금 막 끝났다. 추위가 매서운 바깥 날씨완 달리 20도 온도에 습도 80%가 유지되는 온상에서 싹..
귀촌일기- 채소 종자가 도착하면 발걸음이... 해마다 하던대로 인터넷 쇼핑으로 주문했던 채소 종자가 도착했다. 몇 가지 주문하면 서비스로 꼭 끼워주는 게 있는데 올핸 새싹 배추다. 내가 주문하는 종자 중에 제일 비싼 건 파프리카다. 한 알에 300원 꼴. 하기야 모종시장에서 사면 한 포기에 2천원에도 때론 없다. 종자가 오면 발걸..
귀촌일기- 입춘, 입춘방을 쓰다 어제까지 옹골차게 추웠던 날씨가 풀리려니 하룻새 이렇게 풀린다. 절기의 흐름은 어쩔수 없나봐. 입춘이다. 햇살이 바른 창가에 앉아 입춘보를 썼다. 해마다 세 벌을 쓴다. 버갯속영감님 댁, 이웃 박 회장 댁에 하나 씩. 귀촌의 일상에 이런 즐거움 빼고 뭐가 있을꼬.
귀촌일기- (續2) 내마음 별과 같이...집들이 까만 밤에 별이 총총하고 계절따라 풀벌레 우짖는 고향같은 산촌 한적한 갯마을에 이웃과 어울리며 사람 사는 맛을 찾아서 들어온 곳. 태안 도내리 끄트머리 안도내. 2004년에 집을 지어 귀촌했다. 그 해 년말 동네사람들을 초대하여 집들이를 했다. 귀촌 정착기 '버갯속영감'에서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