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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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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농부는 옷을 두 번 말린다 덜덜덜...덜덜덜... 이 시간에 집 뒤 버갯속영감댁 밭에서 트랙터 밭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고추 심고 모내기 끝내고 이제 고구마 심을 채비를 하는 가 보다. 11시가 넘어서면 땡볕이다. 서너 푼 어제 내린 비로 땅에서 지열이 올라온다. 이미 땀에 젖어 줄에 말리던 윗도리를 다시 걸..
귀촌일기- 가지밭은 그냥 지나지 마라 이른 아침부터 왁자지껄 시끌벅적 아랫뜰에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다. 나는 가지 밭에 앉아 가지 잎을 따준다. '가지밭은 그냥 지나지 마라.' 옛 어른들은 말했다. 남의집 가지밭이라도 가지 잎 한 장이라도 따주고 가는 선행을 하라는 말씀이었다. 가지 잎은 수시로 따주어야 한다. 가지 ..
귀촌일기- 보리밭 읍내 오가는 길에 반드시 지나가는 보리밭이다. 어느새 보리가 익어간다. 지금. 모내기 철. 곧 보리타작 할 때.
귀촌일기- 신랑이 부르는 결혼 축가 친정 조카 결혼식이어서 고속도로를 쉬엄쉬엄 올라간 서울은 역시 만원이더라. 한양 간 김에 나는 병원에 들러 진찰도 받고, 머리방 앞에서는 주정차 위반인지 조마조마 하며 대기해야 하더라. 신랑이 부르는 결혼 축가는 처음 들어본다. 이럴 때 세상 많이 변했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
귀촌일기- 봄날 아랫뜰에 트랙터의 논갈이 엔진이 하루종일 숨가쁘다. 모내기 준비하는 소리다. 비가 더 오기 전에 아시 논을 갈아두어야 할 때다. 나는 보온 온상을 만들었다. 모듬 쌈채소 자리다. 채마밭은 물주기가 편한 곳이라야 좋다. 지난해 쓰고 남아있던 계분을 가져다 붓고 밭을 부드럽게 골랐..
귀촌일기- 아, 가을인가봐! 간사지 앞뜰. 수로가 보인다. 벼가 익는다. 논두렁에 앉아 모내기 못밥 을매기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가을이다. 벼 한포기가 어쩌다 달랑 혼자 떨어져 수로에서 자랐다. 푯대삼아 묶어두었던 미꾸라지 통발을 오늘 걷어올린다. 여기엔 왠지 미꾸라지가 잔뜩 들어있을 것만 같다.
귀촌일기- 우럭 낚시, 잡는 것만 능사냐! 이른 아침에 걸려온 전화. 안마을 박 회장 목소리다. 수화기 들자마자 대뜸. "오늘 뭐 할껴?" 바다에 낚시 가자는 이야기다. "갑시다." 내가 배를 가지고 있지않은 이상 가잘 때 재깍 따라나서야 다음에 기회가 온다. 유월, 이 바쁜 이맘 때 바다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동안 눈코 뜰새 없이 ..
귀촌일기- 농부는 주말이 없다, 시절 만 있을 뿐 이젠 모종 일은 끝이다 하며 아침나절에 옥수수를 심었다. 하우스 옆, 좋은 자리, 혹시나 하며 남겨두었던 알짜 명당이다. 내손으로 파종을 해서 새싹을 틔워 만든 옥수수 모종이 다른 모종들에게 이리 부대끼고 저리 떠밀려서 초라한 형색으로 남아있었기에 마음이 후련하다. 문제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