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내나루

(134)
귀촌일기- 해변의 결투 그리고 나문재 새벽에 오랜만에 도내나루에 산보를 나갔다. 나문재가 지천이다. 지금 나문재 나물이 한창 맛이 있을 때다. 비닐봉지에 한끼 먹을 만큼 걷어왔다. 퉁퉁마디, 함초는 알아도 칠면초, 갯질경이, 솔장다리, 갯그령, 해흥나물, 나문재...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염생식물의 사촌들이다. 바닷..
귀촌일기- 도다리 쑥국 오늘은 도다리 쑥국이다. 쑥은 마당 가에 지천으로 있다. 도다리는 가로림만의 갯골 개막이 그물에서 걷어온 것이다. 봄내음이 비로소 식탁에서 살아난다.
태안에 살으리랏다 소동파가 복어 맛에 빠졌다더니 여기 도내 굴 맛을 소동파가 알았더라면. 굴이 제철이다. 이 동네 도내리 굴이 좋다. 오동통하다. 작으나 검고 탱글탱글하다. 감태 철이 지나자 부녀자들이 물 때에 맞춰 살금살금 도내나루 갯가에 나가서 굴을 찍는다. 언제든지 굴을 먹을 수 있다. 잘 익..
감태 말리는 길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에 감태 말리는 발이 줄을 섰다. 물때에 맞춰 감태 매러 가는 오토바이 엔진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갯골 눈발 속에서 걷어 바닷바람에 말린 감태가 제일 맛있다. 지금 도내리는 감태의 계절이다.
꼴뚜기와 낙지 한마리 이웃 박 사장님 댁 아주머니가 양파를 심고 있다. 여인들의 밭두렁 대화가 멀리서 봐도 언제나 따습다. 잠시 뒤 꼴뚜기 한 접시가 나를 즐겁게 한다. 갯벌 개막이 그물에서 방금 걷어온 박 사장네 꼴뚜기다. 이웃의 정이 꼴뚜기 한 접시에서 새록 피어난다. 기울어가는 가을 햇살이..
입동 같지않은 입동 집 뒤 당섬이 보이지않는다. 오늘도 짙은 안개로 새벽을 연다. 일곱 시. 도내나루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안개의 끝에 일손들이 생강밭에 모여 바쁘다. 마을 아낙네들이 생강을 캔다. 버갯속 영감댁 생강밭이 넓다. 하루 전에 미리 물을 뿌려둔 생강밭을 트랙터가 들어가 생강 포기..
고춧잎 말리기 그저께는 버갯속영감님댁 할머니 생신날이었다. 올 봄에 영감님이 돌아가시고 맞이하는 할머니의 첫 생신이다. 버갯속영감님이 생전에 쓰던 응접실 겸 서재라 맞은 정면에 걸려있는 근엄한 버갯속영감님의 사진이 새롭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채로 김장무를 솎아주라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
고기를 잡으러... 외갓집에 두 녀석이 왔다. 이른 아침 미꾸라지 통발 걷으러 나서는 참이다. 잔뜩 기대를 하는 녀석들에게 무언가 보여주려했는데 오늘따라 고작 다섯마리다. 가져간 깻묵을 스타킹에 싸서 끝을 묶어 통발에 넣은 다음 물고랑에 통발을 묻어두는 시범을 재연했다. 잔뜩 신기하다는 표정들이다. 그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