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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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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농사도 예술이다 모종 만들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닷새 전에 심은 홍화. 싹이 돋아났다. 농삿일도 뒤돌아앉으면 그림이 된다. - - - 연두빛 새싹이 돋아나는 느티나무 위에서 이른 아침에 까치가 울긴 울었다. 하루 해가 이슥할 무렵에 빽빼기 진돌이 두 녀석이 하두 짖어대기에 붓을 놓고 마당으로 올라와 ..
귀촌일기- 하루가 짧다, 농부의 작업장 풍속도 살그머니 열어보니 싹이 돋았다. 토란 종자와 야콘 뇌두 말이다. 겨우내 얼지 않도록, 마르지 않도록 비닐 봉지에 넣어 현관 안에 간수해 두었는데 바깥으로 꺼냈다. 모종 작업은 드디어 어제 토란부터 시작이다. 비닐하우스 작업장에 비로소 활기가 돈다. 큰 컵포트에 상토를 채운 다음 ..
귀촌일기- 퇴비 냄새와 매화 향기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선율이 들려옴직한 화창한 봄이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가는 매화 향기에 오렌지 향기가 겹친 것이다. 어떻든 퇴비 냄새가 고상하다고 말 할 수 없다. 퇴비가 코에 익어 향기로울 때 비로소 농부가 된다. 오늘 퇴비를 뿌렸다. 매화와 퇴비. 3월은 그렇게 흘러..
귀촌일기- 춘분,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오다 놀러간 여행, 논다는 게 얼마만큼 피곤한지 알겠다. 동남아 노선이 다 그러하듯 밤새 비행기를 타고와 꼭두새벽에 인천공항에 떨어뜨려 놓으면 운전대 잡고서 고속도로를 헤집고 집으로 돌아올 때 피곤이 절정에 달한다. 아이들이 쉬었다 가라지만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 한사라도 빨리..
귀촌일기- 농부의 가을 그리고 풋대추 농부의 일이란 오랜 시간 허리 꾸부려 일을 한다고 자랑할 게 못된다. 해가 짧아지는 요즈음, 특히 가을 초입에 하는 일일랑 장시간 무슨 일을 한다기 보다 이것저것 두서없다는 말이 맞다. 해야할 일 가짓수가 그만큼 많은 것이다. 추수라는 이름으로 지난 여름의 설거지가 요즘 일이고, ..
귀촌일기- 오늘도 장맛비가 내리네 쩍쩍 갈라진 논바닥을 가리키며 백년 만의 가뭄을 탄식하던 소양강 농부의 목소리가 쟁쟁한데 200미리가 넘는 폭우 하룻만에 수심이 2 미터나 올랐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오키나와에 있는 할롤라 태풍이 밀어올렸나, 제주도 부근에서 오락가락 꿈쩍도 하지않던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간까..
귀촌일기- '상추박사'의 상추 재배법 우리 밭에는 여러가지 상추가 있다. 흑상추,청상추,꽃상추,섬머레드,갈갈이 상추... 섬머레드가 꽃상추다. 조금 허풍스레 말하자면, 우리 동네에서 나는 '상추 박사'로 통한다. 사시사철 상추를 재배하기 때문이다. 실은 한여름 상추 농사는 쉽지 않다. 하우스가 아니라 뙤약볕 노지라서 ..
귀촌일기- 농부의 여름 보내기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는 횟수가 늘어나고 수돗간에서 물을 끼어얹는 것도 하루에 세 번이나 되면 한여름이다. 장마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요즈음에는 내려쬐는 햇살도 햇살이거니와 땅에서 솟아오르는 지열이 턱턱 숨을 막는다. 움직이면 땀이다. 11시부터 세 시까지는 괭이를 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