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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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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야콘 모종은 어떻게 만드나? 거름 비닐부대에 싸여 겨울내내 현관 안에서 보관되어 왔던 야콘 뇌두에 싹이 돋았다. 작년에는 뜻박의 병치레로 제대로 농사를 짓지않았았음에도 대를 이을 씨오쟁이 야콘 뇌두 만큼은 애써 갈무리해두었던 건 봄철 모종시장에서 야콘 모종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오늘 만든 모종 ..
귀촌일기- 봄바람아 불어라 봄이면 바람이다. 남풍이 봄을 실어온다지만 마파람은 무섭다. 어제 봄비가 내린 뒤 곧장 강풍이 뒤따라 왔다. 이맘 때면 방향조차 종잡을 수 없는 봄바람에 농부는 긴장한다. 씌워놓은 감자밭 멀칭 비닐이 날아가기 십상이다. 삽자루를 한 손에 들고서 감자밭 기나긴 고랑을 휘저으며 바..
귀촌일기- 첫 손님은 고라니 감자밭 비닐 멀칭에 발자국 구멍. 지난 밤, 불청객 고라니 녀석 소행이렸다. 두어 주일 뒤면 혹시 모를가 감자순이 올라왔을 리 없다. 밭에 내려가는 건 반드시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른 아침이면, 때론 오다 가다 저절로 발길이 간다. 이게 농부의 마음이다.
귀촌일기- 야콘 뇌두의 새싹 겨우내 얼지 않도록 비닐 봉지에 싸서 현관 안에 보관했던 야콘 뇌두를 오늘 꺼내보았다. 예상대로 새싹이 올라왔다. 올 야콘 농사의 첫걸음. 조심스레 뇌두의 새싹을 잘라 상토를 담은 비닐 포트에 심어 뿌리가 내리기를 기다리며 모종을 만드는 일이다. 실내에서 너무 웃자라면 모종이 ..
귀촌일기- 녹두를 따는 사연 마지막 이별 서리는 5월, 첫서리는 9월 말이다. 농부들은 귀신같이 안다. 뭘 보고 아는 지 보통사람들은 잘 모른다. 추석 명절도 지났겠다 다시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 농부둘의 잰걸음은 집 뒤로 지나가는 경운기 엔진 소리로 가늠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녹두 따서 먹어라'는 얘기는 마..
귀촌일기- 농부,어부 공존지대 시원한 새벽에 생강밭의 잡초를 뽑는 부부. 물때 맞추어 새벽에 낙지 잡으러 가는 남정네. 모두가 이웃사촌들. 하 씨는 2, 3년동안 객지에 출향했다가 고생 끝에 최근 다시 돌아왔다. 갓 귀향했을 때 허여멀쑥했던 얼굴에 '서울 물이 좋긴 좋은겨벼!' 하며 놀림도 잠깐 이내 새카만 옛날 얼..
귀촌일기- 새벽 5시30분의 들녘 그나마 이 시간이니까 걷는다. 아침해가 뜨는 들녘. 배동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구수한 내음이 난다. 벼는 논두렁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익는다.
귀촌일기- 토마토가 익어간다 토마토만큼 농부의 손길을 타는 채소도 드물다. 일일이 가지를 매주어야 한다. 가지가 벌어지는 방향따라 지지대를 세워주고 단끈으로 착실히 묶어주지 않으면 가지가 찢어지거나 꾸불어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방울토마토, 대추토마토, 큰 토마토. 하나 둘 익어간다. 장마 문턱이다.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