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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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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보물찾기 마늘 캐기, 농부는 흥으로 산다 진즉 캤어야 했는데 그 사이에 잡풀이 우거져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요리조리 흙을 뒤져가며 마늘을 캤다. 미적거리다가 코 앞 장마에 이르러서야 자칫 머리 벗겨질지도 모를 7월의 모진 뙤약볕을 결국 만나고 말았다. 초봄에 갓 돋아나는 풋대 생마늘 향내가 좋아 매년 가을에 마늘을 ..
귀촌일기- 농부는 주말이 없다, 시절 만 있을 뿐 이젠 모종 일은 끝이다 하며 아침나절에 옥수수를 심었다. 하우스 옆, 좋은 자리, 혹시나 하며 남겨두었던 알짜 명당이다. 내손으로 파종을 해서 새싹을 틔워 만든 옥수수 모종이 다른 모종들에게 이리 부대끼고 저리 떠밀려서 초라한 형색으로 남아있었기에 마음이 후련하다. 문제는 대..
반복되는 귀촌의 일상- 나는 농부다 오늘이라고 어제와 다름없다. 내일의 하루도 오늘과 같을 것이다. 무언 가를 심고,밤낮으로 물 주고, 시간 나는대로 잡초와 씨름. 이게 나의 요즘 일과다. 쉬엄쉬엄 내린 비 끝에 탁 트인 하늘에서 작열하는 5월의 햇살. 땅 기운이 솟구친다. 가지,토마토,오이,양배추,호박,피망,고추 모종..
귀촌일기- '흙에 살리라' 나는 농부다 올들어 첫 삽질이다. 흙내음이 풋풋하게 피어오른다. 땀이 난다. 웃옷을 벗어 매실나무에 걸어두었다. 긴 겨울을 지나 이제사 피어나는 노지의 꽃상치. 곧 갈아엎어야 한다. 이웃 박회장집 트랙터가 밭을 갈기로 했기 때문이다. 긴급 이주 작전을 폈다. 숨죽였던 상추 한 포기는 가까운 어..
귀촌일기- 석양에 채마밭에 물 주는 맛, 아세요? 김장배추가 통통하게 제법 모양새를 갖춘다.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불고 한낮은 따가운 햇살 덕분이다. 큰 일교차가 배추에게는 보약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배추. 그래도 나는 우리 배추가 귀엽다. 풀여치들에겐 더더욱 천국이다. 석양에 채마밭에 물 주는 맛. 며칠 전에 심은 상치. ..
귀촌의 일상- 돌산갓씨 뿌리고, 쪽파 심고, 커피 한잔 간밤엔 폭우에 새벽녘에는 천둥번개가 그 난리를 쳤다. 아침나절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듯 배시시 햇살이 나고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다. 내려다보이는 도내수로 앞뜰은 하루가 다르게 알곡이 여문다. 그럼 그렇지. 당분간 비는 그만 와야한다. 미뤄왔던 밭일에 마음이 급하다. 쪽파도 ..
귀촌일기- 한여름날의 꿈, 미완성 자화상 스스로를 그린다는 것. 미완성으로 두었다. 비바람 소리와 더불어 끝내 막걸리만 축냈다.
귀촌일기- 고구마밭의 새참,열무국수 감자를 캐낸 자리에 고구마순을 놓았다. 장맛비가 다시 온다기에 서둘렀다. 비가 내리면 다시 흙이 딱딱해진다. 무엇보다도 심어놓은 고구마 순이 비를 맞고나면 생기를 얻기 때문이다. 등줄기에 흐른 땀이 소매끝으로 타고 내린다. 뙤약볕 오뉴월의 밭일은 땀범벅이다. 오후 세시. 오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