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춘분,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오다





놀러간 여행, 논다는 게 얼마만큼 피곤한지

알겠다.

 

동남아 노선이 다 그러하듯 밤새 비행기를 타고와

꼭두새벽에 인천공항에 떨어뜨려 놓으면 운전대 잡고서

고속도로를 헤집고 집으로 돌아올 때 피곤이 절정에 달한다.

 

아이들이 쉬었다 가라지만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다.

한사라도 빨리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녀석들과 두고 간 풍광이

도무지 눈에 삼삼하여 그럴 수가 없다.






집을 비운 지 한 주일 만에 돌아왔다.


밭에 내려갔다.


몸이 천근만근이라도 놀다온 주제에 농부의 양심상,

뻗치고 더 이상 뭉개고 있을 수야 없었다.


땀 난다.


비로소

몸이 풀린다.


때마침

춘분.






울타리 개나리가 배시시 노오란 꽃잎을 열고

서재 앞 옥매는 만개, 뒤질새라

대문간 홍매도 만개다.


까치꽃 개불알꽃은 또,

어떻고.


마당 언저리에 달래도 어느 틈에

소복히 다투어 솟았다.


수선화도 한 송이

새초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