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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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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초승달 뜨고 개똥벌레 반딧불이 날다 해 지자 눈썹달이 떴다. 까만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반딧불이가 날았다. 오늘도 하루의 마감은 배추밭에 물을 주는 일이었다.
귀촌일기- 도내나루에 있는 밭 도내리 오솔길을 걷다보면 바닷가 도내나루가 나온다. 항구도 포구도 아닌 나루라는 어감이 나는 좋다. 요즘 같아선 안개 낀 도내나루가 참 푸근하다. 바닷물이 들어와 만조를 이룬, 새벽안개 내린 포구는 삭막한 개펄과 또 다르다. 여기에 밭이 있다. '버갯속영감님'이 생존하실 때 '좀 ..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4) 천고마비 지난해는 '추월'이었다. 올해는 '천고마비'다. 배추모종 이름이다. 올해도 두 판을 샀다. "배게 심어 솎아도 잡수슈." 모종 가게 오복사 사장 사모님이 올해도 기어이 두 판을 사게 만든다. 256포기다. 하기야 심어두면 누가 먹어도 먹고 임자는 생기더라. 올듯말듯 올듯말듯 하다가 드디어 ..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3) 땡땡이 9월이 왔는데도 덥다. 오늘 수묵화 교실은 땡땡이 쳤다. 제할 일을 안하고 허튼짓을 땡땡이라는데 학교는 땡땡이지만 허튼짓은 안했기에 혼자선 떳떳하다. "김장배추 내능 기유?... 쉬어가머 혀유." 누군가 했더니 건넛 박 회장네 집 아주머니가 지나가다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하긴 내 부..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2) 들깨 모종을 심는 사연 농삿꾼의 일상이야 어제나 오늘이나 엇비슷하다. 아침밥을 먹자마자 밭으로 '출근'이 어제보다 오늘은 빨라졌다. 아침이슬이 갈수록 우심해지는 걸 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두 이랑째 고추밭을 정리했다. 간단히 말해서 정리이지 고랑에 난 풀을 일일이 손으로 제거하고, 비닐 고추 줄을 ..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1) 뽐뿌집의 추억 우리 마을에서 우리집을 '황토집'이라 하듯이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 '뽐뿌집'이 있었다. 뽐뿌가 개인 소유였을 것이다. 멀리 우물로 물 길으러 가느니 뽐뿌집에 가서 물 긷는 것이 훨씬 편했기에 아낙 장정 할 것 없이 늘 문전성시였다. 그중에서도 한여름에 뽐뿌 물머리를 대고 뽐뿌..
귀촌일기- 귀촌 마당에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 말인 즉, 가을맞이지 월동 준비다. 농촌의 일손은 어쨌거나 두어 달 앞서간다. 햇살이 따갑다. 봄볕엔 며느리, 가을볕에는 딸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우리 농촌에는 밭에 나갈 며느리도 딸도 없다. 오늘 일곱 물 고추를 땄다. 고추를 따는 회수가 는다고 고추농사가 잘 되었다는 건 아니다. ..
귀촌일기- 서울은 싫어,시골이 좋아 꽃만 꽃이더냐. 노오란 속살을 드러내며 되바라진 배추가 꽃이다. 오늘 채마밭으로 내려간 건 갓 때문이었다. 그동안 눈이 많이 녹았다. 눈밭에서 건진 청갓. 올해는 김장 김치는 안하는 거다. 그때그때 '隨時 김치'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방침의 의사결정은 내 소관이 아니라 오로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