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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김장배추 모종 심기(1) 뽐뿌집의 추억

 

 

 

 

 

 

우리 마을에서 우리집을 '황토집'이라 하듯이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에 '뽐뿌집'이 있었다.

 

뽐뿌가 개인 소유였을 것이다.

멀리 우물로 물 길으러 가느니 뽐뿌집에 가서 물 긷는 것이 훨씬 편했기에

아낙 장정 할 것 없이 늘 문전성시였다.

 

그중에서도 한여름에 뽐뿌 물머리를 대고 뽐뿌질을 할 때마다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를 그대로 맞는 등물이야말로

희미한 옛추억의 한자락이.

 

등목의 맛을 그 때 알았다.

 

 

 

 

 

 

작년까지는 하루에 세 번도 하던 등목이 두 번으로 줄었다.

새벽 일을 줄인 탓이다.

 

그 때 그 뽐뿌는 아니어도

고무다라에 담아두었던 물을 사정없이 뒤집어쓰는 그 맛이야 진배없다.

 

등목하는 맛으로 땀을 흘린다.

 

 

 

 

 

 

오늘부터 월동 작전 돌입이다.

 

김장배추 모종을 심으려면

고춧대를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이다.

 

땀 난다.

 

 

 

 

 

 

내일, 땅 파서 뒤집고 골라서

모레, 읍내 나간 김에 배추 모종 사와서

글피 쯤 심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