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은 조심하거래이.'
옛날,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이 들리는 듯 하다.
잔뜩 안개가 낀날...헤집고 아침해가 솟아오른다.
이런 날이 햇살은 뜨거워 머리 벗어진다는 뜻이다.
9월이 오고 여름은 갔으나
더위는 남았다.
요즘 어찌된 영문인 지 매일 읍내 나갈 일이 생긴다.
안나가도 될이 생기고
때 맞춰 나가야 할 일도 있다.
내가 치과 병원에 가거나 집사람이 벌레에 물려 비상을 걸 땐
꼼짝없이 읍내 출입을 해야 한다.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 하던 치과도 이젠 두세 번은 가고
치과의사는 같은 분이건만
갈수록 더 아프게 치료를 하는 것 같다.
앞뜰 수로에 설치해둔 미꾸라지 통발을 보러가야 하는데
시간이 어중간하다.
'에라,모르겄다.
하루 밤새 미꾸라지가 죽기야 허겄냐!
내일 가자.'
마른 파프리카,피망대를 뽑아냈다.
쪽파를 심을 참이다.
그저께 심은 배추모종은
죈종일 햇살에
맥을 못춘다.
제풀에 익은 토마토.
달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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