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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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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입동, 가지꽃은 피고 또 피고 단비를 흠뻑 맞으라고 활짝 열어젖힌 온상의 꽃상추. 빗방울이 물방울 되어 구른다. 또르르 또르르 또르르 뚝. 시월은 맹동이라 입동, 소설 절기로다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 소리 높이 난다 .... '농가월령가 10월령'은 이렇게 시작한다. 무우 배추 캐어들여 김장을 하오리다 .... 창호도 발라..
귀촌일기- 마늘을 심는 까닭은? 긴 겨울을 지나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 무렵의 풋마늘이다. 삼라만상이 동면을 할 때 봄을 재촉하며 오로지 깨어있는 건 마늘밭에 마늘 뿐일게다. 풋풋한 풋대마늘을 고추장에 푹 찍어서... 숭숭 썰어 식초 살짝 뿌린 풋마늘장을 밥에 슥슥 비벼서... 축 늘어진 봄의 입맛을 단..
귀촌일기- 열대야도 좋다! 귀촌길에 따라온 땀의 추억 삼복이면 당연히 더워야지 무슨 대단한 뉴스거리인 양 일기예보 듣자면 주저리주저리 하나같이 폭염과 열대야 이야기다. 나는야 찜통더위도 좋다. 열대야도 좋다. 찜통더위는 느티나무 그늘에 잠시 비키면 되고 열대야는 앞뜰 개구리 소리가 자장가다. 구름이 희뿌엿히 누르는 이런 날..
귀촌일기- 하지를 지나면서 생각하는 귀촌의 낭만 오늘이 하지다. 길어지던 낮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할게다. 여름은 가고 겨울이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벌레에 물리고 땀에 절여도 푸른 여름이 웅크려드는 무채색 겨울보다 좋다. 하지가 되면 한 해가 다간 것 같다. 그래서 어쩐지 허전하다. 하지를 지나는 나의 소회는 올해도 ..
귀촌일기-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시집 봄의 연가 이해인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시집 한 권..
귀촌일기- 구아바를 어찌하오리까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모씨는 두어 자 글로써 구아바에게 고하노니,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회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라. 너를 얻어 우금 십 년이라. 어이 인정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심신을 진정하여, 너의 행장과 나의 회포를 총총히 적어 영결하노라. 구아바 화분 ..
귀촌일기- 바다가 얼었다, 남매나무의 꽃봉오리... 바다가 얼었다. 개펄이 꽁꽁 얼어붙었다. 영하 11도.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 꽃샘추위 치고는 심하다. 그래도 꽃은 핀다. 남매나무의 꽃봉오리. 꽃 중에 맨 먼저 핀다는 꽃. 이름도 다정하여라. 남매나무. 지난해 남매나무 꽃 모습
귀촌일기- 나는 농부다, 대한을 지나며... 소인배 사이에 대인이 있기 마련이듯이 절기도 그런 가. 얼음짱 소한보다야 대한이 한결 너그럽다. 대한. 입춘이 뒤따라오는 겨울의 끝자락이다. 때맞춰 어제 영농 교육도 받았겠다 슬슬 시동을 걸 때다. 창가 햇살이 불러낸다. 밭으로 내려갔다. 지난 겨울의 잔재부터 치웠다. 말라 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