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울

(111)
귀촌일기- 남도갓 김치 담그는 날의 대화 성큼성큼 다가오는 겨울. 남도갓 위에도 뽀얗게 서리가 앉았다. 앞으로 담그야 할 김치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마는 남도갓 김치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김장의 시동. 농가월령에 따르는 시골 밥상의 그림이란 부부 합작품이다. 아무말 안해도 네 할일 내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양념에 뭐가 ..
귀촌일기- 자주양파는 내년에 말한다 자주색 양파와 흰 양파는 모종 때부터 다르다. 자주양파를 어제 이어 오늘 또 심었다. 모두 여섯 단이다. 도합 3 만원. 두 식구 내가 양파 한 해 먹어봐야 만 원이면 되는 걸. 다가오는 겨울을 지나, 내년 5월에 양파를 캔다.
귀촌일기- 식탁의 봄맛 두 가지...풋대마늘장, 머위쌈 며칠 전에는, 밭둑에 자라는 소리쟁이를 따다 된장 풀어 끓인 국이 봄 기운을 일깨웠다. 소리쟁이 시원한 국 맛은 마치 아욱국이나 근대국과 같아서 잎새가 어릴 이 맘 때만 먹는 계절 음식인 걸 경상도 촌놈이 충청도 양반골 와서 알았다. 흔히 말하는 음식문화가 지방마다 다른 것이다. ..
귀촌일기- 곶감, 호박오가리에 봄이 오면 가을 겨울을 지나며 농가의 서정을 한껏 드러내주었던 호박오가리와 곶감. 봄이 되면 잦은 봄비와 새벽 안개로 자칫 눅눅해진다. 호박오가리를 볼 때마다 시루떡을 한번 해먹어야지 하면서 그냥 지나갔다. 봉지에 싸서 비닐하우스 저장고에 갈무리를 해두면 가까운 시일내 쓸모가 있을 ..
귀촌일기- '배고픔의 두려움'과 마지막 밤참 최근, 어느 소설가는 박정희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건 '배고픔의 두려움'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맞다. 삼시세끼 밥을 먹게 해주었다 하자니 맹숭해서 작가답게 기교를 부렸다. 우리 주위에는 말재주를 부리는 사람이 많다. '박정희 때문에 먹고 살게 되었다'고 솔직했으면 좋겠다. ..
귀촌일기- 농한기의 끝, 농번기의 시작 오늘은 밭에서 놀만 했다. 바람만 덜 불면 완연 봄날이다. 며칠 동안 날이 풀려 얼었던 땅이 대충 녹았다. 놀았다는 말은 실컷 일했다는 이야기다. 밭일을 오랫동안 안하면 땀을 안흘리면 하루가 싱겁다. 맛이 안났다. 농부에게 농한,농번이 따로 있으랴만, 굳이 가르는 분수령이 있다면, ..
귀촌일기- 우수...납매와 매화는 지금 홍매 납매 - - - 식탁에 한 포기 배추. 밭에서 긴 겨울을 이겨낸 배추. 배추도 꽃.
귀촌일기- 농부는 밭에서 논다 갈무리해야 할 전답을 대단히 가진 건 아니지만 농부임에는 틀림없다. 땅을 밟고 흙을 만지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땀을 흘리는 날엔 사는 맛이 나기 때문이다. 위에서 밭을 내려다 보면 해야 할 일이 담박 눈에 들어온다. 고랑에 방치한 멀칭비닐을 치우고 마른 고춧대와 고추 지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