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성큼 다가오는 겨울.
남도갓 위에도 뽀얗게 서리가 앉았다.
앞으로 담그야 할 김치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마는
남도갓 김치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김장의 시동.
농가월령에 따르는 시골 밥상의 그림이란
부부 합작품이다.
아무말 안해도 네 할일 내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양념에 뭐가 들어가나 말을 건네봤더니
이 바쁜데 무얼 물어보냐는 듯 복잡한 설명없이 그저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는 대답이 되레
시원하고 맛깔스럽다.
나에게 남도갓 김치는
젓갈 맛이다.
그래서 멸치젓갈을 미리 준비하고
열심히 액젓을 뽑았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