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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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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팔봉산 둘레길 빙판에서 조심하라고 했다. -얼었던 눈이 살짝 녹을 때가 미끄럽다고- 팔봉산 둘레길에 오르기 전에 마누라한테 누누이 한 당부였다. 그런데 내가 미끄러진 거다. 미끄러져 본 사람은 안다. 다친다는 걸. 다치면 아프다.
귀촌일기- 야식 새콤달콤얼얼한 동치미,동치미국물에 라면 반 개를 삶아 건져낸 면을... - - - 야식은 부지런한 사람이 한다.
귀촌일기- 봄이 온다 겨울이 완전히 물러간 건 아니지만 이렇게 따뜻한 겨울나기는 처음이다. 햇살이 오르는 아침에 오랜만에 밭에 내려갔다. 지난 가을의 일들이 그대로 있다. 슬슬 움직여야할 때다. 봄이 오기 때문에.
귀촌일기- 김장 후유증후군 각종 채소 쓰레기에다 멸치액젓 뺀 후의 용기들, 백철 솥 하며 김장 담근 후의 그릇들. 마당 한구석에 밀쳐두었다 오늘사 보니 멸치기름 범벅에 고추 양념 잔재들. 말라붙을대로 붙어 김장후유증 대책이 아리송하다. '때깔 안나는 일은 죄다 남정네가...' 오늘 이런 푸념을 했다. 밤에 비는..
귀촌일기- '귀촌이란 무엇인가' 물으신다면...(2) 초겨울의 문턱. 이맘 때 오시는 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씀씀이가 참 애매하다. 오랜만에 들리신 손님. 오늘은 자랄대로 자란 상추 두어 포기에 장단지같은 자색 무 두 개다. 직접 뽑아보는 옛 그 손맛 새삼 새롭고 물씬 나는 시골의 냄새 안고 돌아가는 발길 정답다. 이게 귀촌이다.
귀촌일기- '귀촌이란 무엇인 가' 물으신다면... 읍내로 나가다 보면 무슨 마을이다 뭐다하며 주택업자들이 다닥다닥 붙여지어 도시민을 상대로 분양한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귀촌을 말할 수 있는 가. 끼리끼리 옹기종기 붙어살며 오로지 주거를 도시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요새 며칠동안 김장하느라 마누라나 나나 ..
귀촌일기- 석류와 무화과가 하는 말 개나리의 봄은 노랑이요, 비치파라솔의 여름은 파랑, 석류의 가을은 빨강이다. 나물 캐는 처녀들의 발랄한 웃음소리, 그게 봄이라면 안개 낀 워터루다리 난간에서 트렌치코트 깃을 세운 한 남자의 얼굴에 비치는 哀愁... 가을이다. 愁 자에 가을 秋가 들어간 게 애당초 수상쩍다. 노랑,파..
귀촌일기- 봄바람에 오브라디 오브라다 먼 길을 떠날 때면 늘상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 빼꼼이,진돌이 두 녀석인데, 이웃 옥향할머니가 챙겨주기로 약속을 하신데다 감자도 심었겠다 멀칭도 서둘러 끝냈겠다 가쁜하게 집을 비우기로 했다. 움추리며 지루했던 겨울을 떨쳐버리기에 시기적으로도 절묘했다. 봄바람 일주일 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