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는,
밭둑에 자라는 소리쟁이를 따다 된장 풀어 끓인 국이
봄 기운을 일깨웠다.
소리쟁이 시원한 국 맛은
마치 아욱국이나 근대국과 같아서
잎새가 어릴 이 맘 때만 먹는 계절 음식인 걸
경상도 촌놈이 충청도 양반골 와서 알았다.
흔히 말하는
음식문화가 지방마다 다른 것이다.
다들 냉이 달래를 말하지만
내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풋대 마늘이다.
긴 겨울을 이기고 봄을 맞아 한창 커나가는
마늘.
땅속의 마늘이 굵어지면 잎은 거칠어서
먹지 못하므로 지금 한 때다.
밭에서 쑥쑥 뽑아다
숭숭 썰어 고추장에 버무려 만든
풋대마늘장.
밥에 슥슥 비벼먹는 맛.
달콤맵삭한 이 맛을 보지않곤 나에게
봄날은 없다.
봄 식탁에 이제나 저제나 하는 게
머위다.
뽕나무 밑 비탈에 자란다.
워낙 양지 발라서 해마다 맨 먼저 선을 보이는 곳으로
지금쯤... 하고 가보면 역시 있다.
쌉싸름한 머위쌈.
이 어수선한 봄 날에
입 안이 쌈박하다.
-밭에 가면 '있다'.
이게 귀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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