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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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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본 밤나무 꽃, 밤에 본 구아바 꽃 며칠 요란하게 피었던 밤꽃이 지기 시작한다. 안쪽 가지에 밤이 보인다. 가을로 가는 새끼 밤송이다. 마당 가운데 다섯 그루의 구아바. 꽃봉오리가 맺는가 하더니 오늘 드디어 첫 꽃이 피었다. 흰 빛이 밤을 도와 더더욱 뽀얗다.
팔봉산 제1봉 서산에 나갔다 오는길에 방향을 돌려 팔봉산을 찾았지. 나설 때 등산화를 미리 찾아신었다. 양길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슬슬 걸어 올랐다. 아침에 짙었던 물안개가 천천히 걷히는 중이었다. 싸한 찬기운이 얼굴에 부딪치고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물소리가 귀에 요란하다. 금방 땀이 난다. 집에서 늘 건..
구아바는 지금... 비바람에 넘어졌다. 마당에 있는 구아바 화분 다섯개 중 두개다. 다시 세웠더니 제법 튼실한 구아바 열매가 보인다. 그동안 많이 컸다. 한달 후 쯤엔 노랑 구아바, 빨강 구아바 구별이 될 것이다.
미꾸라지 양어장에 핀 벼꽃 우리집 논에 벼꽃이 피었다. 눈에 보일듯 말듯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렸다. 곧 나락이 되어 가을로 영글어 갈 것이다. 우리집 논은 미꾸라지 양어장이다. 아침마다 통발로 잡아오는 미꾸라지는 여기에 들어간다.
미꾸라지와 조력 발전 삼복이다. 이른 새벽 도내리오솔길에서 우리 동네 반장님을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고와서 미꾸라지를 잡는다. 미꾸라지 잡는 이에게 내려다보이는 간사지 논은 온통 미꾸라지 밭이다. 깻묵을 넣은 통발을 논 가장자리나 논두렁가 도랑에 넣어두고 잠시 기다리면 된다. 미꾸라지용 통발이 앙증맞다. ..
서울은... 서울은 비었다 서울은 덥다
장마통의 일상 계속되는 장마다. 억수로 퍼부어 혼을 빼거나 기약없이 지리한 장마에 비하면 건너뛰어 하늘이 개는 징검다리 날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간밤에도 비가 내렸다. 지붕에서 홈통을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가 잠결에 요란했다. 날이 밝아 창밖을 보니 백화산 허리에서 이화산 중턱으로 두꺼운 구름이 무..
파라솔 펴다 장맛비가 멈칫한다. 아침나절 내내 짙었던 물안개가 걷히니 범람했던 간사지 수로도 정상을 되찾았다. 찔끔찔끔 캐다마다 한 감자도 감자지만 양파, 마늘을 오늘에야 거두었다. 양파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말리고 육쪽마늘은 처마 밑에 매달았다. 대파 밭에 웃자란 잡초 제거는 그나마 땅이 말랑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