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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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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의 아침 가로림의 아침은 팔봉산 능선에서 밝아온다. 도내나루로 가는 길을 돌아들면 쌍섬이다. 해조. 언제 뜰지 모르는 배들만 밧줄에 묶여있다. 어도어촌계 사람들이 하나 둘 자가용을 타고 공동작업장에 모여든다. 조개캐는 작업이 있는 날이라 도내나루는 새벽부터 바쁘다. 어제 동네가 쩡쩡 울리는 방송..
향기만당 그건 백합이었다. 안마당에서 서재로 돌아가는 모퉁이. 향기가 먼저 밀려와 돌아보니 백합이었다. 늘 그자리를 고수한다. 있는 줄 없는 줄 모르게 올라와 어느 새 훌쩍 커버리는 꽃대. 하루 사이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마당은 향기로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대문간 길목에도 하나 있지.
감자 줄기가 슬슬 마르길래 오늘 아침에 두어 포기씩 살짝 캐보니 제법 영글었다. 3월 9일 심었으니 거의 100일 만이다. 하지 감자라는데 시절이 어김없다. 흰 감자가 세 이랑. 자주 감자가 한 이랑이다. 다음 주에 할 일이 예약되었다. 그런데 장마가 올라온다는데 어쩐담.
혼자 보기 아까워서 동쪽 담부랑 찔레꽃. 아침 산보길에 이름 모르는 낙화. 꽃중의 꽃.
너무 많이 사왔나 오늘은 대파 심기. 파를 많이 먹는 편이라 해마다 이곳저곳 심어둔다. 씨 대파 모종 석단을 사와서 풀어 놓으니 보통 많은 게 아니다. 땅을 일구어야 한다. 조금 덜 영글었지만 양파를 캤다. 쪽파도 좀 일찍 캐냈다. 말려서 간수해두었다가 초가을에 심으면 김장 때 요긴하다. 땅파고, 거름 갖다붓고, 흙..
불가사의 졌습니다. 도저히 이길 수가 없습니다. 흉내도 못냅니다. 마당을 그 넓은 하늘을 가로 질러 달빛 아래 줄을 쳐 새벽에 사정없이 내 얼굴을 가로 막습니다. 하루도 아니고 근데 찬 이슬이 내렸네 어느새
그림자에 혼난 오리 내가 더 놀랐다니까. 오리 가족이 물살을 가르며 도망을 가네요. 눈두렁 옆 억새 사이에서 놀다 지나가는 내 그림자에 놀랐나봐요. 그 바람에 내가 더 놀랐다니까 이 놈들. 그러고 보니 종씨네요 허허.
원색난무 만리포 풍경입니다. 태안이 살아났습니다. 똑닥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 그립고 안타까운 울던 밤아 안녕히 희망의 꽃구름도 둥실둥실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