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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夏)

미꾸라지와 조력 발전

 

 

삼복이다. 이른 새벽 도내리오솔길에서 우리 동네 반장님을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고와서 미꾸라지를 잡는다. 미꾸라지 잡는 이에게 내려다보이는 간사지 논은 온통 미꾸라지 밭이다.

 

깻묵을 넣은 통발을 논 가장자리나 논두렁가 도랑에 넣어두고 잠시 기다리면 된다.

 

미꾸라지용 통발이 앙증맞다.

 

누르스름 오동통한 미꾸라지들이 거품을 내며 요동을 친다. 시장에 나오는 시커먼 미꾸라지들과 다르다. 흔히 말하는 자연산이다.

 

 

 

 

 

 

 

 

 

마침 어민회관에서 방송이 나온다. 며칠 전부터 수시로 알렸다.

 

-어도 어촌계에서 알립니다. 오늘 서울광장에서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 반대 집회가 있습니다. 각 세대별로 2명 씩 6시까지 버스승강장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가로림만, 강화, 인천만, 아산만 조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조력발전소 건립 백지화와 갯벌 보존을 위한 집회가 있다. 오래 전부터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지역 민심을 말해준다.

 

'세계 5대 갯벌, 생명의 보고 가로림만을 지키자',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절대반대'

'조력댐 건설하면 지역어민 다 죽는다'.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버스가 새벽공기를 가르며 우리집 뒤로 지나간다.  이 삼복 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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