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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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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일기- 가을은 미꾸라지의 계절! 논은 넓다마는 미꾸라지가 없다. 미꾸라지가 다 어디로 갔나. "비가 와야 들어유." 어줍잖은 내 미꾸라지 통을 멀리서 어찌 알고 옆집 아주머니가 훈수를 한다. 맞다. 비가 온 다음날 통발이 무겁다. 미꾸라지가 저들끼리 푸드득거리며 잔뜩 들어있는 그럴 때가 바로 비가 온 다음 날이었..
귀촌일기- 미꾸라지는 이렇게 잡아라! (2015년판) 오늘 미꾸라지 첫 출조다. 가을이 다된 마당에 첫 출조라니. 하긴 지금이 철이다. 올해 미꾸라지 잡이가 시들해졌던 이유는 뱀 때문이었다. 봄에 날이 풀리자 마자 뱀을 연거푸 보고났더니 내내 논두렁 다니는 게 영 내키지않았다. 유별나게 뱀이 많이 출몰하는 해가 있다. 나락이 익어가..
귀촌일기- 미꾸라지와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 박사가 상대성이론으로 한창 이름을 날릴 때 하루에 수십 군데 강의 요청이 쇄도 했다. "박사님! 오늘 S대 강의는 저에게 맡기십시요. 모시고 다니며 박사님의 강의를 백번 들었더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가 강의를 할 동안 쉬십시요." 운전기사의 간청에 못이겨 S대..
귀촌일기- 샘터 11월호와 김재순 선생 지난 9월 20일. '샘터'의 고경원 기자가 찾아와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활자화 되어 나왔다. 샘터 11월호. '할머니의 부엌수업'이라는 칼럼에서 '추어탕이 아니라 추억탕이죠'라는 제목으로 네 쪽 분량이다. 할머니의 손맛을 통해 음식 솜씨와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취지의 고정 지면이다. ..
귀촌일기- 메뚜기와 미꾸라지 "이갸! 밤새 내가 그리도 그리겄네." 건너마을 문 영감이 오늘 아침에 내 미꾸라지 바구니를 들여다보고 하는 말. 미꾸라지 어부로 이미 이웃동네까지 소문난 나의 미꾸라지 실력이 자못 궁금했던지 일하다 말고 멀리서 급히 달려 내려왔다. 그나마 어제는 이랬는데 오늘따라 이렇다. "논..
귀촌일기- 추어탕과 호박잎 그리고 제피가루 추어탕 한 그릇의 추억. 어릴 적 기억이다. 미꾸라지 옆에는 호박잎이 있었다. 가시가 까끄러운 늙은 호박 잎이었다. 호박잎으로 미꾸라지를 씻었다. 미꾸라지의 끈적끈적한 비늘은 당연히 호박 잎으로 문질러 씻어야 제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늙은 호박잎은 가을에 있다. 그래서 추어탕..
귀촌일기- 미꾸라지 통발과 기억의 한계 내 기억의 한계는 다섯 개다. 미꾸라지 통발에서 얻은 결론이다. 수로 여기저기에 통발를 넣다보면 다음날 와서는 어디다 넣었는지 뻘구덩이 밑바닥을 이리 긁고 저리 더듬어도 헷갈려서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이럴 때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은 곤혹스러움이란 미꾸라지를 잡아보지 않은..
귀촌일기- 미꾸라지 통발, 헛다리 짚었다 오늘은 미꾸라지 통발 걷으러 가는 날. 엊그저께 놓은 통발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나 첫 통발은 한껏 부푼 기대에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하루가 다르게 초가을의 정취가 들녘에 몰려든다. 통발 다섯을 건졌더니 셋은 맹탕이다. 헛다리 짚었다는 얘기다. '허허,지대로 잡아보슈!'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