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주

(50)
귀촌일기- 명절이 남기고 간 영상 " 이 맛이야. 자주 올게요." " 허허, 그려그려."
강태공, 송 시선을 생각함 두텁게 얼었던 도내수로가 슬슬 녹고있다. 자연의 흐름은 어쩔 수 없어 봄은 논길을 따라 팔봉산 언덕배기로 나아가고 있다. 강태공들의 짧은 그림자에 얼음구멍치기의 미련이 역력하다. 저무는 한해의 아쉬움인가. 어린이를 데리고 나온 강태공이 발걸음이 더디다. 80년대 초 회..
월동(5)- 코다리 다섯 코의 코다리가 처마 밑 대나무 걸대에서 걸려있다. 불어오는 바람에 삐들삐들 비껴쬐는 햇살에 꾸들꾸들 말라간다. 해마다 이맘 때면 읍내 조석시장에서 사다가 매달아둔다. 북어가 돼가는 과정에 마르는 정도에 따라 먹는 방법과 맛이 다르다. 열흘 정도 슬쩍 마른 건 칼로 ..
귀촌일기- 생강밭 을매기 안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의 생강밭에 활력이 넘친다. 사흘 째 생강 추수다. 생강 농사가 잘돼 밭주인도 한껏 기분이 좋다. 동네에는 일손이 없어 건너 마을에서 원정 온 일손들이다. "어서 오누. 을매기 한 잔 하고 가." 밭 주인의 손짓에 차를 멈추고 소주 한 잔을 받는다. "생강 참 잘 됐슈...
우럭 낚시-가로림만의 하루 "오늘 뭐 할껴?" "웬일루?" "바다 갈까 허는디..." "둘 만." "대도 사장허구.알껴." "좋아유." "열시에 나루로잉, 챙겨갖구." "이깝은?" "다 있다니께." 이른 아침에 한집 건너 박 사장과 전화 통화다. 조황은 신통치않았다. 우럭 여섯 마리다. 날씨가 너무 좋은 게 탈인가. 작년 언젠가는 4,5십수를 한 적도 있으..
유화 교실 가는 길 점점 길어지는 하루의 해질 무렵이다. 창밖으로 색동 미술 배움터의 불빛이 은은히 새어나온다. 드르륵 미닫이 문 여닫는 소리는 정겹고 귀에 익었다. 여기까지 발걸음이 늘 갈등이다. 어둠이 깔리면 갈수록 움직이기 싫어지는 건 왜일가. 이런 구실에 저런 핑계를 덧칠하고선 실은 지난 주도 빼먹었..
우럭, 장어 그리고 물텀벙이 지금 막 갯골의 개막이에서 걷어왔다며 어촌계장님이 고기들을 듬뿍 주시는군요. 아직 펄떡펄떡 싱싱합니다. 큰 물텀벙이 한놈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씨알이 오동통한 우럭 여나므 마리에 장어가 두 마리입니다. 수돗간에서 돌팍에 앉아서 손질을 합니다. 왼손잡이라 보기엔 서툴어 보이지만 그런..
복분자 주 담그기 고창에서 복분자가 왔다. 친지가 해마다 이 맘 때면 직접 가져온다. 복분자 술담그기는 장마가 오기전에 꼭 해야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도 복분자 20kg. 독 2개를 잘 씻어 말려둔다. 10kg 씩 복분자를 주머니에 담는다. 1.5kg 씩 설탕을 붓는다. 주머니를 잘 꿰매고 독에 넣는다. 이틀동안 숙성시킨다. 준비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