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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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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야기...우물과 상수도 밭 아래 바로 코앞에 우물 하나가 있다. 포강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는 언덕배기다. 일년 가야 누구 한사람 찾는이 없고 여름이면 온갖 잡초가 덮쳐 흔적조차 없다가 겨울 봄에야 잠시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내려가 보니 숫제 머위밭이다. 이 우물도 한 때 동네처녀 바람나게 만들었던 추..
귀촌일기- 백내장,세월이 병인가 마누라 따라서 오늘 안과에 갔다가 내가 백내장을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기다리기가 무료해 나도 한번 눈 검사를 받아보았다. 이런저런 물약을 두어번 번갈아 넣고선 30분을 기다렸다. 의사는 컴퓨터 사진 화면에서 희뿌엿한 부분을 가리키며 이게 백내장 초기란다. 세월이 병인 가. 모..
귀촌일기- '돈 달라'는 비닐하우스와 농협 선물권 우편 집배원이 굳이 나를 찾는다. 이맘때 쯤 농협에서 보내오는 우편물이라면 열어보지 않아도 무엇이 들었는지 이젠 척 안다. 하우스 비닐이 며칠 전 마파람에 찢어져 하늘이 드러났다. 지난 해부터 갈라터져도 그냥저냥 넘어왔었다. 하우스도 끝내 돈 달라 하네. 모두가 세월이다.
귀촌일기- 송전탑에 무슨 일이...가로림만의 고압선 토론회도 해가며 가닥을 잡아가는가 했더니 또, 거칠게 나붙은 현수막. 태안군 이원과 서산시 팔봉을 잇는 수십 가닥의 고압선이 엿가락처럼 늘어졌다. 고압 송전선 철탑이 어쩌면 상징물처럼 되어버린 가로림만의 풍경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어북 세월의 이끼가 끼면 파리 에펠탑이..
박의 교훈- 해야할 일이 남아있기에...아직 여름내내 거실 앞 창가를 푸르름으로 시원하게 해주었던 박 덩쿨이 가을에 접어들면서 마를대로 말랐다. 5미터 간격의 양쪽 기둥을 타고 올라온 두 박줄기가 7월칠석에 견우직녀 만나듯 드디어 해후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도 연출했었다. 세월이 지나 이젠 볼썽사납다고 몰인정하게 걷어..
귀촌일기- 가는 것과 오는 것들...가지,노각 그리고 방아깨비 채마밭을 보면 세월가는 줄 안다. 노각 바구니가 묵직하다. 아직 몇개 달려있긴 하나 끝물이다. 가지도 마찬가지다. 쭉쭉빵빵하던 모양새는 사라지고 갈수록 꼬부라진다. 첫 방문지는 오늘 아침도 채마밭이다. 이슬 풀섶에서 방아깨비가 뛴다.
귀촌일기- 백도라지,청도라지,장생도라지 야콘 밭둑에 핀 도라지꽃. 친구들이 오면서 도라지 모종 50개를 가져왔다. 아랫밭 가생이에 심었다. 5년 전 이야기다. 온갖 잡초 사이에서 그나마 세 뿌리가 살아있다. 해마다 한삼덩굴의 등쌀에 고생만 하는 도라지. 안쓰럽지만 별반 내가 도움이 못된다. 백 도라지꽃, 청 도라지꽃. 올해..
귀촌일기- 박, 하얀 박꽃은 언제? 세월따라 박도 자란다. 현관 계단 옆이다. 5월11일 심은 박 모종이 벌써 처마에 닿았다. 하얀 박꽃은 언제?